이지 드로잉 노트 이지 드로잉 노트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젠가 책에서 본 것 같다. 어느 나라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림으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글을 본 것 같다. 그래서 잘 그리는 그림은 아니지만 사물의 특징을 잡고 그려 무슨 그림인지 보는 사람이 알 수 있다고 했던가?

드로잉이라는 것은 중고등학교 때 이후로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우리 아이들이 잘 그리는 그림은 아니지만, 사물의 특징을 잘 살려 그림을 그렸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위한 그리기 관련 책들은 종종 봤었다.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고..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했었는데...

아이들을 위한 시간을 보내면서 정작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생각을 못했었다.

그러다 문득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던 그림만 그려졌다. 순간 민망함이란.. 그래서 더욱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어려워졌던 거 같다.

남편보고 아이들 미술학원 보내면서 나도 같이 다닌다고 농담처럼 이야기를 했었는데..

 

미술학원에 가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선긋기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선긋기만 할 거면 미술학원에 갖다 주는 돈이 아깝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줄곧했었는데..

집에서 혼자 책을 보고 하는 선긋기는..

제멋대로였다.

어쩜 직선도, 곡선도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려지는지..

 

가로선 긋기는 그나마 세로선 긋기에 비하면 쉬운 편이었다. 곡선도 처음엔 제대로 그려지는 가 싶었는데..

간격이며 모양이 정말 제각각이다.

 

눈을 감고 그린 그림..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타듯이 그려보라고 해서 그린 그림이다. 곡선으로만 이루어진 그림..

모양도 특별할 것도 없지만..

왠지 이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지금까지 눈을 감고 그림을 그린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눈을 감고 그리는 그림의 자유로움을 처음 경험해 봤다고 해야할까?

앞으로 종종 이 방법은 애용하고 싶다.

 

이 부분은 언젠가 언론매체를 통해 접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분명 같은 선을 보고 그린 그림인데..

정말 너무나 다르다..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아님...

정말 내가 그림에 소질이 없는 것일까?

그래도 어렸을 적엔 미술대회에서 상도 받곤 했는데..

정녕 그 때는 과거 속에 묻혔단 말인가?

 

제대로 된 드로잉..

 

막연하게 뭘 그리지? 하고 고민만 하다가 연필을 내려 놓기 일쑤였는데..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이렇게 그려볼까? 하면서 하나 둘 그려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연필을 잡고 선 하나하나 그리는 동안에 내 마음은 차분해졌고, 기분좋은 설레임도 생겼다.

쉽진 않지만, 그래도 한번씩 그림을 그리고 싶단 생각이 드는 날 꺼내 기분 좋은 드러잉을 연습할 수 있는 책을 만난 것 같다.

지금껏 나를 위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지 생각을 할 땐 그게 아이들을 위한 투자의 시간이 되는 것이었는데..

이 책은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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