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스트레스
오은영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면서 아이들을 잘 먹이고, 잘 놀아주고도 싶었다. 그리고 집안일에 나만의 시간도 갖고 싶었다. 그렇게 하고자 하니 욕심에 비해 할 수 있는 것들은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아마 스트레스를 받았던 거 같다. 계획했던 대로 되지 않아 엄마가 받는 스트레스로 아이들은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엄마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두 아이가 엄마를 필요로 하지 않고 잘 놀 때도 있는데, 큰아이는 꼭 엄마와의 상호작용을 필요로 한다. 함께 역할놀이를 하길 원하는 큰아이.. 그러나 큰아이와 함께 역할놀이를 하는 것이 영 어색하기만 하고, 작은 아이가 배제된 상황에서 두 아이를 곁눈질 하게 되어 온전히 한 아이에게 집중을 할 수가 없다. 

아이 자체를 인정해 주지 못하고, 어른들의 기준에 맞추려고 부단히도 노력했던 시간들.. 아이는 조금씩 변화하긴 했지만,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아이에 대해 신경을 쓴다고 하지만 정작 뒤돌아보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춰지는 내 아이의 모습에 신경을 썼던 것 같다.

아이를 유심히 들여다 볼 여유를 갖지 못했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아직도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렇기에 두 아이들은 엄마와의 의사소통 부재로 또 한번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겠지?

어느 순간부터 너무나 열심히, 아이가 정말 말하고자 하는 것을 듣지 않고 있었다. 결승점이 어디인지를 잃어버린 마라토너처럼 자신이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서 뛰고 있는지를 잊고 그저 정신없이 달리고만 있었다. 부모는 달리느라 아이의 생각, 아이의 느낌, 아이의 주장, 아이의 목소리에 마음을 열고 귀 기울여 들을 틈이 없었다. 그런데, 모든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요즘 부모들은 어찌 보면 완벽하리만큼 부모라는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지만 그 역할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가 철저히 빠져 있었다. (p.7)

 

어쩌면 내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내 모습을 그리고 있는 듯이 느껴졌던 부분이다. 아이를 위해 부모의 역할을 한다고 하고 있지만 정작 내 자신도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잊고 있었던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내 아이들을 위하는 내 행동들이 아이들을 위한 것일까?

 

책장을 넘기면서 이렇게 많은 부분들에 밑줄을 긋고 싶었던 책도 많지 않다. 현상만을 보고 아이를 파악했던 일들, 정작 아이가 말하고 싶어했던 본질은 읽지 못한 엄마였다.

그 동안 보아왔던 육아서의 내용들을 흉내내며 나름 진지하게 엄마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그 육아서의 내용들을 겉으로만 이해하고 받아들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어쩌면 내 아이의 손을 잡고 저자를 찾아가는 일이 생기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내 아이를 위하는 방법이 조금은 어긋나고 있었음을 알아챌 수 있었다. 본질을 외면하고 있었던 엄마의 역할..

이젠 아이의 본질을 볼 수 있고, 아이가 손을 내밀 때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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