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게, 언제나! 국민서관 그림동화 128
미셸 피크말 지음, 이정주 옮김, 토마스 바스 그림 / 국민서관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 큰아이가 죽음을 처음 접했던 것은 2년 전이네요.. 우리 아이를 너무나 예뻐해주셨던 외증조 할아버지께서 페암으로 병원 신세를 지다가 결국 돌아가셨거든요.. 그 때 아이가 2살일 때였는데,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49제 치를 때 함께 제사를 지냈어요.. 아이가 참 기특하다고 칭찬 받은 일은 어른들은 다들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아이가 할아버지 영정사진을 보고 인사를 하고, 영정사진을 닦고 있던 모습이었어요.  

소중한 사람을 보내고 난 후 추스려지지 않은 감정에 그런 아이의 모습이 대견스러우면서도 어찌나 감정이 북받쳐 오르던지..

물론, 아이는 지금 그 때의 기억들을 잊고있을거에요..

하지만, 누군가를 떠나 보내고 난 후 그 사람과의 추억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을 그 작은 아이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요?

 

<기억할게 언제나>는 고양이 베르가모트의 움직임이 예전과 다른 걸 느낀 피콜로가 고양이가 죽은 게 아닐까라는 의문을 갖고 엄마와 이야기를 하던 중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고양이는 주사를 맞아 잠시 쉬고 난 후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고, 피콜로는 엄마와 고양이의 죽음 이후 어떻게 되는지를 이야기 하고, 언제나 기억할 수 있게 베르가모트와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괴로운 질문.. 엄마는 절대로 죽지 않지요?라는 물음에 엄마는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다는 것을 피콜로에게 이야기 해 줍니다.

 

어른들도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딱뜨리면 당황하게 되고 그 슬픔을 추스르기가 쉽지 않죠.. 아이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준비 되지 않은 죽음.. 더군다나 가장 믿고 사랑하는 부모의 죽음을 예고도 없이 맞이하게 된다면 아이는 그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전에 탤런트 최수종씨가 큰 아이보고 아빠가 없는 집에서는 네가 가장이다 라는 말을 했다고 해서, 너무 어린 아이한테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어쩌면, 누군가 없는 상황을 아이 스스로 이해 시키기에 가장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단 생각을 못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을 보기 전 갑작스러운 아빠의 죽음을 맞이 한 엄마와 아이의 홀로서기를 담은 책을 읽어 준 적이 있는데, 그 책은 그냥 형체만 보야 준 느낌이 들었다면, 이 책은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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