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사냥을 떠나자

곰 사냥을 떠나자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
헬린 옥슨버리 그림, 마이클 로젠 글,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6월

작은 아이를 임신하고 처음 가 보게 된 어린이 도서관..  

도서관 강의실에서 만난 그림이 있었다. 긴 나무 막대를 들고 앞장 서서 걷고 있는 아이, 어린 아이를 목마 태워 걷고 있는 어른, 그리고 여자 아이 둘과 강아지

그림의 표정들도 들뜬 표정이었기에 눈에 들어왔는데..

알고 보니 <곰 사냥을 떠나자>의 표지 그림이었다.

곰사냥을 떠나자는 영국의 그림책이다.

표지를 넘기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바닷가가 나온다. 출렁이는 파도와 바다새들 그리고 크고 작은 바위들..

한적한 바다를 연상시키는 모습에 바닷가를 찾고 싶은 충동도 살짝 일었다.

작가를 살짝 살펴보면 핼린 옥슨버리는 영국 그림책 3대 작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존 버닝햄과 결혼한 뒤에 그림책으로 방향을 돌렸단다. 존 버닝햄 <검피아저씨의 뱃놀이> 큰아이가 정말 좋아하느 책인데, 이 책도 좋아해 주면 좋으련만 이 책은 무서워 한다.

살짝~ 이 책을 만나기 전에 들었던 내용들을 풀자면

이 책은 운율이 살아 있는 책이어서 노래 하듯이 읽어 주기 좋단다. 그리고 템포가 있어 마지막 곰을 만나고 도망칠 때는 빠르게 읽어 주는 센스가 있으면 좋다고 했던 거 같은데..

곰 잡으러 간단다.

큰 곰 잡으러 간단다.

정말 날씨도 좋구나!

우린 하나도 안 무서워.

어라! 풀밭이잖아!

넘실대는 기다란 풀잎.

그 위로 넘어갈 수 없네.

그 밑으로도 지나갈 수 없네.

아, 아니지!

풀밭을 헤치고 지나가면 되잖아!

사각 서걱!

사각 서걱!

사각 서걱!

계속 반복되는 문장들..

그리고 풀밭에서 강으로,진흙탕으로, 숲으로 장소가 바뀐다..

그리고 장애물을 만났을 땐 흑백의 그림이, 장애물을 해쳐 나갈 땐 칼라의 그림이 나온다. 장애물을 만나면 포기 하는 것이 아니라 헤쳐 나갈 방법을 찾는게 너무 마음에 든다.

조금만 하기 힘들면 힘들다고 포기하는 우리 큰아이에게 너무나 해 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그리고 동굴 속에서 곰을 만난 후 동굴을 빠져 나올 땐 올 때와 반대로 장소가 나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긴장감을 느낄 수 있게 빠르게 읽어 주는데..

우리 큰아이 이 때부터 울기 시작한다. 곰이 무섭다고...

곰 잡으러 간단다~하면 따라 하면서 방긋방긋 웃던 아이이기에, 우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ㅎㅎ

결국, 혼자 돌아가는 곰의 쓸쓸한 뒷모습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어린이 도서관 관장님의 극찬으로 이 책을 접했을 땐 몰랐는데..

계속 읽어 주다 보니까 책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이젠 옹알이를 제법 해 대는 작은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 주려 한다..

이 책을 반복적으로 읽어 주면 아이의 언어가 풍성해지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