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 키우기
하라사카 이치로 지음, 이수경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큰아이가 이제 다섯살..

아이가 태어나고, 기고, 안고, 서고, 걷고..

말을 조금씩 하기 시작할 땐 정말 예쁘기만 했다.

그러나 조금씩 자기 주장을 하게 되고, 커가는 모습이 마냥 이쁘기만 한 것은 아닐지라 하루에도 몇 번씩 내 목소리는 소프라노만큼이나 높고 큰 소리를 냈다.

아이가 하는 행동들도 마음에 들지 않고..

예쁜 행동 뒤에 하는 미운 행동들에 웃음을 짓다가도 얼굴을 찌푸리기 여러번..

이러면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땐 손가락 다섯개, 발가락 다섯개를 확인하고 건강하게 태어났음에 감사했는데..

그리고 그냥 그렇게 건강하게 자라기만을 기도했었는데..

아이가 커가면서 엄마의 욕심도 함게 커갔나보다.

 

남자아이를 처음 키우면서 아이의 특성을 전혀 몰랐다. 또래 특징도 잘 모르거니와 남자아이만의 특성을 전혀 눈치 채지도 못하면서 나 혼자 스트레스를 받아갔던 거 같다.

남편과 늘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이었는데, 작심삼일도 되지 못했다.

오늘은 소리지르지 말자, 화내지 말자 라고 눈을 뜨는 순간 다짐하지만..

결국 하루도 채 못 넘기고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아이와 입씨름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왜 아이한테 큰소리를 치고 화를 냈는지 생각해 보면 아이가 다칠까봐 위험하다는 생각에 타이르다 안되어 큰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행동들에 난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아이가 아직 아이이기에 보듬어 줘야 함에도 내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게 더 많았던 거 같다.

 

문제아 부모는 있어도 문제아 아이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어쩌면 내가 문제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육아서를 보고 있는 나를 보고 남편은

책만 읽으면 뭐하냐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는데 실제 생활에서는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는 것들..

화 내지 않기, 참고 기다리기, 있는 그대로 보기...

아이를 키우기 전엔 내가 이렇게 높고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런지도 몰랐다.

 

내가 우리 아이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은 아이가 고추 만지는 것과 자주 우는 것이었다.

저자의 말대로 남편이 웃옷만 안 입고 있어도 눈에 거슬렸는데, 아이의 행동은 눈에 가시 같았다.

남편은 남자들은 원래 다 그런다고 하면서 아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하는데..

생각으로는 그래 스트레스 받지 말자 하지만 정작 눈으로 보는 것은 참기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저자의 말대로 내가 남자가 아니기에 아이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기도 하고, 남편이 제제하지 않는 한도내에서는 자유를 줘도 무방하단 생각이 들긴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남편이 제제하기 전에 내 목소리가 먼저 높아질 거 같은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남자아이 키우기가 거짓말처럼 쉬워지는 비법으로 포기하고 인정하고, 조금 참아보고,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 보고, 항상 감사해 하며, 아이이게 자주 웃어주라고 한다.

남자아이 뿐 아니라 아이를 키우면서 이 같은 방법이 습관화가 되면 아이 키우기가 쉬워질 수도 있겠다. 물론, 그런 습관을 들이기까지 엄마는 무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엄마의 습관을 고치면 아들은 무럭무럭 자란다면서 고쳐야 할 습관을 정리해 놨는데..

부끄럽게도 20개의 습관 대부분을 내가 하고 있었다. 아이에게 어찌나 미안해지던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입에 붙어 습관적으로 내뱉었던 말들이 내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릇된 습관은 고쳐가야 하는 게 맞겠지..

 

책 한권을 읽고 나서 모든 것이 해결 될 거란 생각을 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껏 잘못 길들인 내 습관은 빨리 고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나쁜 엄마는 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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