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슬털이 이순원 그림책 시리즈 1
이순원 글, 송은실 그림 / 북극곰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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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그림만 봐도 내가 태어나기도 전 이야기일 거 같았어요.

화사한 봄이 전해지는 배경 그림이에요.

시골에 살아서 그런지, 전 이런 그림이 마음 편해지더라고요.

뒷표지는 가방을 들고, 작대기를 든 어머니의 뒷 모습이에요.

앞표지도, 뒷표지도 함께 등장한 하얀 강아지도 귀엽네요.

<어머니의 이슬털이>는 이순원님의 글에 송은실 작가가 그림을 그려 만들어진 그림책으로 북극곰에서 출간된 책이에요.

"이슬털이가 뭐예요?"

아들이 물어 보는데 순간, "어? 이슬털이?" 하고 되물었어요.

나에겐 익숙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처음 들어 보는 말이더라고요.

책장을 넘기니 내지에 이슬을 머금고 있는 풀들이 그려져 있더라고요.

"이렇게 풀에 맺힌 이슬이 있지? 이 이슬이 풀에서 떨어지게 털어 내는 것을 이슬털이라고 해."

라는 설명부터 시작하고 책을 보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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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제비꽃이 피어 있는 걸 보면 보이죠.

어릴 때 나는 학교 다니기가 싫었다.

...

지금도 학교 다니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우리집도 아침마다 등교전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있답니다.

학교 다니기 싫은 마음. 많이 공감이 되죠.

저 어렸을 적에 학교 가는 길에도 양쪽 산 가운데 길이 있었어요.

산에는 이렇게 꽃도 피어 있고, 산소도 있었던 게 기억나네요.

지금은 그 길이 다 없어져서 제 기억 속에 아련히 남아 있는 장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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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산소에서만 도시락을 까 먹은 게 아니에요.

왜 학교에 가기 싫었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그 후로는 그 보다 더 대담해져서 학교를 안 갔죠.

그런 아들을 보고 있는 어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내가 학생이었을 때는 내 입장에서 학교 가기 싫은 게 우선이었는데,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이 되니, 학교 안가려고 하는 아이를 보는 엄마의 착찹한 마음이 더 눈에 들어 오네요.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오자 어머니가 지겟작대기를 들고 서 있었다.

나는 어머니가 그걸로 말 안 듣는 나를 때리려고 그러는 줄 알았다.

한번도 화 낸 적이 없는 어머니가 지겟작대기를 들고 뒤돌아 서 계시니,

지레 겁먹은 나는 나를 때릴거라고 생각을 하죠.

그림책 모임에서 이 그림책도 함께 봤는데,

다들 그럴 거라고 생각들을 하셨다죠.

어머니의 표정도 무엇인가 단단히 결정을 한 듯 확고해 보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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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이걸 신어라."

거기서 어머니는 품속에 넣어온 새 양말과 새 신발을

내게 갈아 신겼다.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들을 위해

아주 마음먹고 준비해온 것 같았다.

엄머니가 앞장서서 이슬을 털고 난 후,

땀 흘리는 어머니는 본인도 이슬에 다 젖었음에도,

아들의 전은 양말과 신발을 챙기셨죠.

우리 어머니들은 그랬던 거 같아요.

좋은 건 자식들에게 다 주고 싶어 하시고...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이 났어요.

함께 그림책을 보는 선생님들하고, 엄마 또는 아빠와의 이런 추억들을 함께 나눠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일이 있어서, 그 이야기는 다음 모임에 나눠 보기로 했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모님 이야기를 하다가도 아이들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네요.

다음 모임에 나눠 볼 이야기를 떠올리며 내가 사랑받았던,

행복하도 따뜻했던 시간들을 찾는 추억 여행을 떠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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