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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아, 넌 누구니 - 나조차 몰랐던 나의 마음이 들리는 순간
박상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달 그림책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 한 분이 요즘 우울증인 거 같다고 운을 떼셨다.
만사가 귀찮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데 아이들 때문에 마지못해 움직이고 있다고.
그 말을 들은 다른 분들은 사람들을 만나라, 수다를 떨어라 등 자신들이 알고 있는 방법을 이야기 했다.
정작 그 분이 원하는 것은 그런 말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든 마음이 가라앉아 이게 바닥이겠구나 싶은 순간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바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스스로 일어설 힘을 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정작, 나도 내 마음을 모르는데..
나조차 몰랐던 나의 마음이 들리는 순간..
난 펑펑 울 것 같다.
아닌 척, 괜찮은 척, 척, 척, 척.
그렇게 지내온 시간들이 한꺼번에 무너져 버릴 것 같기 때문이다.
<마음아, 넌 누구니>는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출간된 박상미 작가의 책이다.
별일 없이 사는 것 같지만 왜인지 외롭고 쓸쓸한 우리가 듣고 싶은 위로와 공감의 이야기
"누구나 그래요..."
내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싶었는데 누구나 그렇다는 말이 위로가 된다.
저자는 '마음 치유 전문가'라고 소개한다.
문학치유, 영화치유에 집중하고,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글을 쓰고, 영화를 찍고, 심리학 공감과 소통 강의를 한다고 한다.
치유공간 <더공감 마음학교>의 대표로서 교도소와 소년원에서는 <영화치유학교>, <문학치유학교>를 열고, 일반인 대상으로는 마음치유프로그램을 연다고 한다.
'마음치유 전문가'라는 말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순간 몸의 장애보다 마음의 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했었다.
그 마음을 치유해 주는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여는 글을 통해 이 책은 '셀프 치유 안내서'라고 말한다.
나의 상처를 마주하고, 화해하고, 나의 감정을 잘 다룰 때 타인과의 관계도 편해지고, 알수록 멋진 나 자신과도 마주할 수 있을 거예요.
- p. 6~7 <여는 글> 중에서 -
나의 상처를 마주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어쩌면 상처를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큰 용기가 필요할런지도 모르겠다. 그런 상처를 마주보고, 화해하게 된다면 정말 멋진 모습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 책은 어쩌면, 상처를 마주보게해 주는 용기를 줄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나조차 몰랐던 나의 마음이 들리는 순간 <마음아, 넌 누구니>는
적당히 거리두는 게 잘 지내는 거예요 관계
나를 지키고, 나를 키우는 이기적 마음 사용법 생각과 감정
아파도 힘들어도 평생을 앓게 되는 사랑과 이별
치유의 시작, 가슴 속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만나 보세요 상처
실컷 울어야 웃을 수 있어요 치유
나의 가장 멋진 친구 나
참 잘했어요, 내 인생 삶
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독 관계 맺기가 힘든 사람이 있었다. 지금도 그 사람을 생각하면 우연히라도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어쩌면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많은 상처를 받았고,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마주치지 않기에 잊고 있었는데, 가끔 생각 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나도 모르게 고개를 젓게 되는 사람.
나도 미숙했지만, 그 사람으로 인해 내 마음이 많이 다쳤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과의 관계는 이미 끊어졌고, 다시 잇고 싶은 생각이 없기에 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진 않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조금은 성숙했을 수도, 굳세졌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물론, 상대방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내게 특별한 것을 주지 않아도 나는 나의 존재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
긍정적인 감정을 더 오래, 충분히 느끼려고 노력한다.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면 관련된 생각을 멈추고 심장에 집중한다.
- p. 96 <참지 말고 슬기롭게 화를 내세요> 중에서 -
내게 필요한 '감정조절 연습'이지 않을까 싶다.
독서심리 상담사를 공부하면서,
내 어린시절 상처를 마주봐야만, 내 아이들에게 같은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다고 하셨던 선생님 말씀이 떠올랐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 문득 내가 아이들을 대하는 감정표현 방식이 내가 싫어했던 엄마의 감정표현 방식이라는 것을 떠올리게 되어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저자는 친정 어머니께서 어린시절 자신을 마주 볼 수 있게 '나만의 자서전 쓰기'를 권했고, 자서전을 쓰면서 친정 어머니는 어린 날의 자신을 마주 보게 되었다는 예화를 들려 준다.
저자의 친정어머니께서 쓰신 글을 읽으며 난 마음이 울컥했다.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나서...
우리 엄마는 가여웠던 어린시절의 본인을 마주하지 못하고, 힘들어 하다만 돌아가셨는데...
어쩌면, 내 엄마의 삶은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힘겨웠을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나에게 보였던 감정 표현은 어쩌면 힘겨운 자신 삶을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이었을거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