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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엄마 ㅣ 풀빛 그림 아이 66
조은수 지음, 안태형 그림 / 풀빛 / 2018년 7월
평점 :
입에 노란 꽃을 물고 있는 악어 엄마 위에 아기 악어가 올라가 있는 사진이 눈에 띄였던 <악어 엄마>앞표지 그림
나무껍질을 이용해 악어의 가죽을 표현한 걸 보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싶었다.
표지를 넘기면 물에 잠긴 아기 악어가 엄마를 찾고 있는 그림을 만날 수 있다.
며칠 전 아이들을 집에 두고, 먼저 볼 일을 보러 나갔다. 그 날 딸 아이 일기장을 우연히 봤는데...
엄마가 없어서 불편했던 하루,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는 말귀가 눈에 보였다.
늘 옆에 있어, 서로의 존재에 대해 의식하지 못했는데, 몇 시간 엄마 없이 보낸 아이의 마음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다.
세상에는 엄마가 아주 많아.
라고 시작하는 그림책.
동글동글 다양한 색을 지니고 있는 이 그림들은 무엇을 나타내는 것일까?
비바람도 눈보라도
얼씬도 못하게
품어 주고 막아 주는 엄마
"낳았으면 됐지.
내가 알 게 뭐람?"
뒤도 안 돌아보고 내빼는 엄마
먹이도 가슴살도 피까지도
아낌없이 다 내주는 엄마
내 기억 속 우리 엄마는
먹이도 가슴살도 피까지도
아낌없이 다 내주는 펠리컨 엄마였다.
그래서 그렇게 일찍 내 곁을 떠난 게 아닐까?
지금도 문득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 주었던 엄마가 생각난다.
난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처럼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주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엄마는 나보다 더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었으면서도,
어쩜 그렇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 줄 수 있었을까?
하지만 악어 엄마는 달라.
비바람을 막아 주지도
먹이를 잡아 주지도 않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볼 뿐
아이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악어 엄마.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악어 엄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눈을 떼지도,
아주 눈을 감지도 않지.
라는 문장을 보기 전까지.
아이들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싶었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내 삶의 모든 것이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들이 내 삶의 일부라는 생각으로,
나 스스로 아이들을 분리 시키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난 그저 지켜 보기만 하는 악어 엄마가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눈을 떼지도,
아주 눈을 감지도 않지.
라는 문장을 보는 순간
악어 엄마로 살아가는 삶이 결코 녹록치 않구나.
난 절대 악어 엄마가 될 수 없구나 싶었다.
새끼 악어에게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의 이유를 알게 되면
악어 엄마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펠리컨 엄마라고 여겼던 우리 엄마가
실은, 악어 엄마였구나!
그런 엄마 덕분에 내가 잘 자랐구나..
나도 우리 엄마 같은 악어 엄마가 되고 싶다.
날이 넘 더워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더워서 그런지,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고만 싶다.
아이들이 있어 그 핑계로 움직이고는 있지만,
더운 날씨는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고,
별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고...
한없이 한없이 내가 작아지고 있었다.
문득, 악어 엄마가 생각났다.
악어 엄마라면 어땠을까?
우리 아이들에게 난 어떤 엄마일까?
화를 많이 냈던 날..
<악어 엄마>를 막내에게 읽어 주면서
엄마는 어떤 엄마야 물었더니,
'화 내는 엄마'
라는 답이 돌아왔다.
순간, 멈춤.
악어 엄마가 되기 전에..
화 내지 않는 엄마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