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보푸리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0
다카하시 노조미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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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기억 중 하나가 추운 겨울 두툼한 스웨터를 입었던 거예요.

물론, 저희 친정엄마께서는 뜨개질을 못하셨어요. 학창시절 바느질 숙제며, 뜨개질 숙제가 있으면 전 오로지 저 혼자 힘으로 해야 했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겨울철 입었던 스웨터가 기억나요.

작은데, 자꾸만 그 옷을 입는다고 고집 부렸던 기억이 단편적으로 남아 있네요.

지금도 스웨터, 니트 종류의 옷을 좋아하지만,

살이 많이 쪄서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답니다.

내 친구 보푸리를 보며, 어렸을 적 잊고 지냈던 추억 하나를 꺼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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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한 번 독서심리상담사를 함께 공부한 선생님들과 공부하는 책갈피 모임이 있던 날

다른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 책 <내 친구 보푸리>랍니다.

초록색 표지가 참 편안함을 주는 내 친구 보푸리..

대부분 함께 하신 분들이 자녀를 키우고 있는 중이어서,

아이들이 애착을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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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울 막내와 함께 읽는 <내 친구 보푸리>는 표지그림부터 시작합니다.

책을 펼치니, 앞표지에서 뒷표지까지 연결 된 털실에 양 한 마리가 있어요.

아마도, 이 양의 이름이 '보푸리' 인 거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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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옷을 물려 입어서 그런지

아이들이 옷을 입고 흙에서 뒹굴고, 옷이 찢어져도 크게 나무라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런데, 비싼 옷을 입고 나가면 옷에 음식물이라도 흘릴까봐 전전긍긍하게 되죠.

이건 저 뿐만이 아니더라고요.

속제목에 보면, 여자 아이 스웨터 털실이 풀려 있어요. 아이는 그것을 쳐다보고 있죠.

여자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스웨터라고 해요. 풀린 털실은 양과 연결되어 있어요.

바로 보푸리죠.


그림책 모임에서 <내 친구 보푸리>를 함께 봤을 때,

보푸리가 정말 존재하는지, 아니면 상상으로 만들어 낸 것인지 궁금해 하시는 선생님이 계셨어요.

그리고, 옷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대부분 여자 아이 엄마와 같은 심정이더라고요.

왜 아이는 다른 옷에는 보푸리가 없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보푸리는 정말 그 옷에만 존재하는 것일까요?

작은 아이 친구 중 하나가 아끼는 정말 작은 애착 인형을 잃어버리고,

너무 서럽게 울어 그 아이 엄마가 그 인형을 찾으러 다니던 게 생각나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애착을 보이는 물건이 없었던 거 같은데..

우리 막내 쭈니한테 물어보니,

또봇을 비롯한 변신자동차 이름이 쭉 나오네요.

갖고 싶은 거라나...

책을 보다가 한 선생님이 얼마 전 <고슴도치 알>을 봤는데, 넘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두 작품이 다 '다카하시 노조미' 작가의 작품이라고 알려 줬더니,

신기해 하면서 책 너무 좋다고 하셨어요.

다음엔 <고슴도치 알>도 함께 봐야겠어요.

보푸리랑 함께 하는 아이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여요.

늘 그런 미소를 짓고 있는 아이를 보는 엄마는 행복할 거 같아요.

심부름을 가는 아이..


우리 막내는 늘 심부름을 누나와 함께 다녔어요.

누나와 함께 집 근처 슈퍼에 가 아이스크림을 사 오고, 껌을 사 오고...

그래서 늘 누나가 집에 오기를 기다리거든요.

쭈니와 책을 보며, 언제 심부름을 갔는지 물어 보니까

또 심부름 가고 싶다고 하네요.

아마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는 말이겠죠.

그런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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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채셨나요??

우리 친구 스웨터의 실이 점점 풀려

옷이 점점 짧아지고 있어요.

보푸리는 어디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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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은 무사히 잘 마쳤는데..

스웨터는 어디 갔을까요?

보통 이 상황의 다른 아이들이라면 어땠을까요?

함께 책을 보던 선생님들께서는

아이가 울고, 상황이 난감해질 거 같다고 생각하셨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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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며 실을 뭉쳤어요.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전개죠?

보푸리를 찾아 달리고 달리고..

요즘 아이들은 워낙 풍족한 삶을 살아서 잃어버리면 다시 산다는 생각을 하는데..

보푸리를 찾기 위해 애쓰는 아이가 너무 대견스럽죠?

너무 심한 애착은 아니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물건을 소중히 여기고,

잃어버리면 새로 산다는 생각보다는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 보는 노력을 기꺼이 해 주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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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리와 함께 있는 아이는 예쁜 미소를 짓고 있어요.

울 쭈니가 보푸리가 달라졌다고 하네요.

입도 더 나왔고,

털도 더 많이 생겼대요.

제가 봤을 땐 똑같은 거 같은데..

하나 하나 짚으며 보푸리가 달라진 점을 이야기 해 줘 열심히 들어 주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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