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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악마와 내기를 하다 ㅣ 탐 철학 소설 32
김경후 지음 / 탐 / 2017년 7월
평점 :
'파우스트' 그리고 '괴테'..
책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번쯤을 들어봤을 겁니다. 현대 독일의 최고의 작가라 할 수 있는 괴테가 60년 평생을 들여서 쓴 작품인
파우스트, 명작이라 일컬어지며 현대문학의 흐름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
하지만 저는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아니 못했다고 해야 맞는 표현이겠죠.
대학생때 한참 문학도의 길을 걷고 있을때 파우스트에 도전을 해봤습니다. 주변에서 문학도라면 꼭 읽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
라는 물음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죠. 파우스트 책을 처음 접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이내 포기했습니다.
많은 분량에서 일단 겁이 났고 파우스트보다 더 저의 관심을 끌던 책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파우스트와는 인연이 없는 듯 했다가 이 책을 통해서 파우스트에 대해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괴테, 악마와 내기를 하다' 입니다.
제목과 겉표지만으로 봐서는 괴테가 악마 즉 메피스토와 내기를 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이 책에서 괴테는
그리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으며 메피스토와 내기를 하지도 않습니다.
독자들의 관심을 끌려는 저자의 의도가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호문쿨루스 문수, 그리고 그를 만든 박사 박은오가 문수가 인간이 되고자 하는 소망을 이루기 위해 악마인 메피스토와 계약을 하게 되고 메피스토는 문수가 인간이 되는 순간 그의 영혼을 가져가기로 합니다.
이전의 파우스트가 겪었던 경험들을 문수에게 체험을 시켜주면서 문수는 점차 인간의 존재와 그들이 가지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파우스트의 내용들이 간략하게 등장하는데 많은 분량의 조금은 어려운 파우스트를 바로 접하기보다는 이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먼저 접해본 다음에 파우스트에 도전을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마디로 파우스트 예습서 같다고 할까요?
메피스토는 파우스트가 겪었던 경험들을 문수에게 시켜줌으로써 파우스트가 겪었던 감정들을 문수 역시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데
굳이 왜?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메피스토는 왜 그리 인간의 영혼에 집착을 하며 인간도 아닌 호문쿨루스인 문수에게 접근을 한 것일까? 그리고 왜 파우스트의 경험들을 되풀이 시켰을까? 라고 말이죠.
책은 괴테의 파우스트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메피스토가 문수에게 파우스트의 일대기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명작인 파우스트를 건드렸다면 그에 맞는 소위 떡밥회수라 불리는 마무리를 잘 해야 할텐데.. 저자는 어떻게 결론을 내릴 것인가.. 라고
말이죠.
메피스토는 마지막에 문수의 영혼을 가져갈 것인데 문수는 이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그것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껏 궁금증을 안고 책의 마지막으로 달려가는데 청소년 철학소설답게 청소년스러운 결론을 내립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좀 더 근사하고 더 깊이 있는 결말을 바랐지만 이 책은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안한것인지 못한것인지.. 그것은 알 수 없지만 결말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려운 파우스트를 접하기 앞서 파우스트에 대해서 조금은 쉽게 접하고 싶은 분들 그리고 문학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이 읽는다면 이 책은
재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 파우스트를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이 책은 패스해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