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월 1 - The Wall
우영창 지음 / 문학의문학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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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움직이는 그룹이자 모든 경제의 중심지인 미국의 더 월(The wall). 경제에 관심없는 사람이라도 그 이름은 한 번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의 부실화로 시작된 세계금융위기로 인해 철옹성 같았던 월가는 한 순간에 무너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점차 월가의 능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월가의 비난은 다양한 계층,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되었는데 이 책 '더 월'도 그런 시류에 맞춰 등장한 책이라 하겠다.

우리나라 작가가 월가를 소재로 한 작품은 처음 읽기에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다. 작가 우영창은 월가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등장인물부터 작가의 곱지않은 설정을 살펴 볼 수 있다. 주인공 김시주는 한때는 잘나가는 자산운용 과장이였지만 보증과 업무 책임으로 동생 집에 얹혀서 사는 별 볼일 없는 인물이 되어버렸다. 또한 아들의 죽음과 아내와의 이혼이 그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어 버린다. 극과 극의 인생을 배경으로 살아가기에 김시주라는 인물은 더욱 임팩트 있게 독자들에게 어필된다.

 

또한 그의 동생 희정과 친구 강희상, 송보휘와 하소야 등 등장인물들 어느 하나도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다. 처음에는 남남이지만 이들은 후반부로 갈수록 마치 꼬인 실타래처럼 서로의 관계가 얽히고 설켜버리게 된다.

복잡한 인물들의 관계는 월가의 사람들의 관계와 오버랩된다. 정치, 사회, 경제. 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얽힌 월가의 복잡한 관계처럼 말이다.

때문에 이 인물들의 미래는 월가의 미래처럼 느껴지게 된다.

 

주인공 시주와 그를 죽이려하는 하소야의 관계가 주축이 되면서 차츰차츰 주변인들의 관계가 정리가 되어가고 사건이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시주에게 사랑을 느끼는 소야의 모습은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든다. 주인공을 없애려다 그를 사랑하여 결국 없애지 못하는 비운의 여 주인공이라니 남여가 바뀌었을 뿐이지 많은 영화에서 등장했던 조금은 진부한 설정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진부하게 느껴지지만 그것으로 인해 독자들은 그들의 관계에서 희망을 느끼게 된다. 조금은 이 세상을 살맛나는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전반적인 스토리라인은 아쉬운 느낌이 든다. 월가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내기 위한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과 그들의 관계 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사건들은 월가의 검은부분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집합시키는 커다란 사건과 작가가 월가를 더 직접적으로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점에서 많은 독자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월가를 소재로 한 소설, 우영창이라는 작가의 첫 작품을 만난다는 매력에 이 책은 나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했다. 내용 또한 그런 나의 호기심을 어느 정도 만족시킬 수 있었다. 사건의 갈등으로 인한 등장인물들의 심리적인 부분들과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조금 더 강하게 담아냈더라면 더욱 좋을 작품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월가를 소재로 한 많은 문학작품들이 나올 것이다. 월가는 그런 소스를 충분히 제공하고 남을정도로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보물섬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월가를 풍자하는 작품들을 접하고자 한다면 그 시작을 이 책으로 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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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오름 2012-02-21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