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광의 모험은 끝나지 않아! 박람강기 프로젝트 9
미카미 엔.구라타 히데유키 지음, 남궁가윤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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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학 시절... 책을 사러 정문 앞 서점에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사장님께 책 이름을 말씀드리자마자 사장님은 바로 "와~ 이 책은 절판되고 오래 된 책인데..학생이 이 책을 어떻게 알지?"라고 대답하셨다.
그리고 그 책의 저자, 출판사 등등을 말해주셨다.
나는 그저 단순히 알게 된 정보에 의해서 책을 구하려고 했던 것인데 
사장님께서 필요 이상의
정보를 제공해 주셔서 조금 난감하기도 했다. 그 당시 서점에 손님은 나 혼자였으니깐....

내가 책을 더 좋아하게 만들어준 추억의 이야기다. 그날 이후 나는 틈틈이 서점에 들러서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내 주위에는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친구도 없었거니와 독서 동호회 같은 걸 할 생각도 못 했기에 사장님은 내 독서 취미의 유일한 친구이자 대화 상대였던 것이다.
책에 관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 그것 자체가 요새 말하는 소확행이 된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로 구입한 책이었다.
나의 소확행을 위한 책, 저자가 내가 좋아하는 미카미 엔, 구리타 히데유기였기에 

망설임 없이 구입하게 된 책이다.

두 분 다 작가이기에 책에 관해서 나름 전문가일 것이라 생각한다. 
책 곳곳에 많은 책들이 소개되고 그것에 대한 그들의 시선이 펼쳐진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 미묘한 감정이 생기게 되었다.
내용은 좋았는데... 작가들이 소개하는 책들이 나에게는 낯선 일본인 책이었던 것이다.
최근 출간되는 일본인 작가들의 책은 조금씩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 소개하는 책들은 내세대보다는 조금 더 오래 된 책 들이기에 읽을수록 공감이 덜해졌다. 그래서 읽다가 중간에 덮어버리곤 했다...

나는 이 책을 순수히 '책'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작가들의 대화가 진행되는 책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의 독서 루틴, 책에 대한 감정, 자신들 작품에 대한 배경 등 이런 이야기가 주요 내용일 줄 알았는데 읽다 보니 그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작품 소개가 주요 내용인 것이다.
좋아하는 내용이기는 하나 내가 번지수를 잘못 찾고 고른 책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대화를 엿보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공감과 반감이 뒤섞이면서 
결론은 이 사람도 나와 같이 책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류의 책들은 공감을 못하더라도 그저 접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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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만화로 보는 술탄과 황제 1~2 세트 - 전2권 - 완결
김형오 지음, 조한 그림 / artePOP(아르테팝)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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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체험이 아닌 활자로 접해야 하는 경우 더욱 그러하다. 흥미가 떨어지고 지루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독서가 바로 그것이다.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의 평균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독서가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그것이 입맛에 맞는 사람이 드물다.

당장 내 주변에서도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활자를 접한다는 것은 생각 외로 까다롭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다른 방법의 접근이 필요한데 바로 만화가 그 방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독서를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도 만화를 통해서 책을 접한다면 쉽게 접근할 수가 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좋은 책 중에 하나라 생각한다.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로마의 마지막을 다룬 책이다.
비잔틴 제국 마지막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와 오스만 제국의 술탄 마호메드 2세의 전쟁을 다룬다.
1권에서는  콘스탄티누스 11세의 관점으로 2권에서는 마호메드 2세의 시점으로 펼쳐지는데 같은 사건을 두 시각에서 본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다.

한 나라의 마지막의 모습은 비참할 수밖에 없는데 만화에서는 그 부분을 많이 표현하려고 했다.
책 전반의 색채가 어둡고 비장함이 느껴진다.
인물의 모습에서도 그 차이가 뚜렷한데 콘스탄티누스 11세의 모습은 나약함이 마호메트 2세의 모습은 강인함이 느껴진다. 비잔틴제국의 비참함을 더욱 강조시키기 위한 표현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원작인 술탄과 황제의 방대한 내용을 만화 2권으로 축약하려 했다는 점에서 칭찬의 박수를 보내지만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또한 역사에 소설의 픽션이라는 점에서 사실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면서 읽어야한다.

원작을 2차 창작을 통해 만들어내면 반드시 원작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합격점을 주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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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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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서점에 들렀다가 책 한 권을 보게 되었다.
'섬에 있는 서점'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책이 끌렸던 것은 섬과 서점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모두 한정적인 공간이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였다. 
그렇게 이 책은 내 손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책의 배경이 되는 곳은 앨리스라는 작은 섬, 그곳의 유일한 서점인 '아일랜드 북스'를 운영하는 에이제이는 사랑하는 아내 니콜을 먼저 하늘로 보냈다. 
점점 삶은 피폐해지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기 시작할 즈음에 그에게 뜻하지 않는

사건이 발생한다.
누군가 서점에 갓난 아이를 두고 간 것이다. 
에이제이는 그 아이에게 뭔가 말할 수 없는 끌림을 가지게 된다. 
다른 곳에 입양 보내기 전까지 맡아 기르
는 위탁가정을 하게 되지만 결국 아이를 입양해서 기르게 된다. 아이의 이름은 '마야' 그렇게 에이제이와 마야는 한 가족을 이루게 된다.

처음 책은 어느 책의 행방을 쫓는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에이제이가 소중하게 여기는 책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것을 잠시 뒤로 물러서게 한 다음 에이제이와 마야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리고 후반부의 다시 그 책의 존재를 등장시킨다.
뭐랄까.. 일상 소설에 약간의 조미료식의 추리를 가미했다고 할까? 
전반적인 맛을 좌우하지는 않지만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식재료의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섬이라는 공간은 특별한 곳이다.
우리네 시골마을과 같다. 마을 사람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궁금해하며 관심을 가진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도시의 아파트, 당장 내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알고 싶지도 알 필요도 없는 그런 구조의 공간이 아닌 것이다.

이 앨리스 섬도 그런 곳이다. 변화가 없을 것 같았던 에이제이의 아일랜드 북스가 마야라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점점 변화가 시작되고 그 변화가 섬사람들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하면서 점점 
이야기가 풍성해져 간다. 그리고 무르익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내가 꿈꾸는 미래가 들어 있었다.
나 역시 삶의 후반부에는 이처럼 작은 서점을 운영하면서 책에 관해서 사람에 관해서 이야기 나누며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4월에 만난 가슴 따뜻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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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문제 - 강경애 장편소설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27
강경애 지음, 최원식 책임 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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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맞물려 시작된 대한민국의 근대화.. 
변화된 사회를 맞이한다는 것은 준비된 자에게만 허용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준비되지 않은... 아니 못한 체 사회를 맞이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은 독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 소설은 크게 2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1부에서는 일제강점기의 조선의 농촌 
2부에서는 근대화의 조선을 다룬다.

주인공은 첫째와 선비라는 인물이다.
첫째는 지주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소작농이다. 언제나 수확을 거두면 반 이상을 
지주에게 줘야만 하는 평생 도돌이표 삶을 살아야만 하는 인생이다.
선비는 부모님을 여의고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마을 지주인 덕호의

식모로 살아간다.
이 역시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

1부에서는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이다. 마을의 지주가 있고 마을 사람들은

이 사람의 땅에서 소작으로 살아간다.

지주는 온갖 이유로 소작농들의 생산물을 갈취한다. 
게다가 권력이라는 것에 편승하여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다져간다.
첫째와 신비는 이 사람의 핍박 아닌 핍박을 못 이겨 마을을 떠난다.
좀 더 나은 미래가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말이다.

1부의 모습은 농촌 사회의 역사를 가진 모든 나라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부익부와 빈익빈의 격차가 점점 심해져 마을을 이탈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이탈자들은 정착지를 정하지 못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마을을 나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나은 삶을 살아가기 힘들다. 준비가 안되었기 때문이다.

2부는 첫째와 선비가 마을을 벗어나 근대화라는 사회 변화를 겪는 모습을 담는다.
이 둘은 근대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공장으로 향한다.
그 안에는 지주가 존재하지 않으나 공장장 등 다른 권력의 형태가 존재한다.
어디를 가도 소작의 형태를 벗어날 수가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농촌과는 달리 근대화가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계몽이 존재한다.
타인과 정보와 지식을 주고받으며 점차 계급, 현실에 대해서 깨닫게 되고
그것을 부정하기 시작한다. 프롤레타리아가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은 여기서 다른 설정을 추가한다.
바로 죽음이다.
방적 공장을 다녔던 선비는 계몽으로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이를 부정하는 운동을 준비하려 한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그녀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바로 폐병이다.
비로소 자신의 삶을 자각했던 선비는 결국 병으로 숨지게 된다.

왜 작가는 이 시점에서 선비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것일까?
선비의 죽음으로 독자에게 사회적 반항의 상실감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개인 하나하나의 노력으로는 큰 결실을 이룰 수 없다는 것,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다수의 같은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작은 불씨 하나로는 방을 밝힐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선비였을까?
그것은 작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킨 것이 아니었을까?
작가는 당시에 보기 드문 여류작가였다. 
일제강점기 그리고 여성이었다. 남녀 차별이 심했으며

애국심의 상실 또한 컸던 시기다.
그런 시기에 이런 소설을 만들었다는 것은 작가 나름대로 계몽 의식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 한계도 말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자신의 노력만으로 할 수 없는 현실의 무력함을 선비의 죽음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그 당시의 인간문제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마냥 서글프다.
좀 더 시간이 흐른다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작은 기대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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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야스, 에도를 세우다
가도이 요시노부 지음, 임경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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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 8주로 가시오!'

1590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통일을 이룩하고 이에야스에게 내린 명이다.
천하인에 오른 히데요시가 각 지역에 군웅으로 자리 잡고 있던 다이묘들을 견제하기 위해 전봉정책을 세웠다. 그들의 기반을 흔들기 위해 근거지가 되었던 곳들에서 강제 이주 시킨 것이다.

본래 미카와 지역의 성주였던 이에야스는 호조 가문이 멸망한 자리를 히데요시에게 하사받았다.
그것은 눈엣가시인 이에야스의 날개를 꺾으려는 히데요시의 의도가 담겨 있었다.
그렇게 이에야스는 에도로 이동하게 된다.
이 책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우리나라에 출판된 일본 역사 소설들 중에는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소위 말하는 일본의 전국시대, 그중에 3대장인 오다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들의 일대기를 다룬 책들이 그것이다. 
그것도 그런 것이 일본 역사에 대한 반감이 있고 대중들이 전쟁사, 인물사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때문에 전국시대를 보는 시각이 상당히 일 편 적이다.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던 인물들의 시점에서만 살펴보게 된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신선하게 다가온 책이다.
먼저 전쟁과 인물사를 다루지 않는다. 
이에야스가 에도로 거점을 옮긴 후 그가 어떻게 에도를 변화시키는지 그것에 중점을 맞춘 책이다.
그간 봐왔던 전국시대와는 다른 시선에서 전국시대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이 책의 주인공은 이에야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제목에서 보면 이에야스가 중점이 될 것 같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이에야스가 아닌
그의 명에 의해 에도를 새롭게 바꾸어 가는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물론 이에야스의 비중이 없는 것은 아니나 엄연히 이 책의 주인공은 그 인물들이다.

책의 내용은 다섯 꼭지로 나누어진다.
치수(治水), 화폐, 식수, 석벽, 천수각 이렇게 된다.
각 꼭지에는 이에야스 또는 그의 가신이 기용한 인물들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꾸며나간다.
그들은 각각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목표의식'이라는 것이다.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일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을 다하려 한다. 그리고 결말에는 그 목적을 달성한다.
그렇게 그들은 에도의 역사에 녹아들어 갔던 것이다.

이에야스가 다시 한번 천하를 통일한 후 벌써 50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의 거점인 에도는 도쿄라는 이름으로 현 일본의 수도가 되었다.

우리가 그리고 미래가 기억하는 에도는 누구의 작품이라고 할 것인가?
그 물음의 답은 대다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기억했으면 한다.
그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이름 속에는 에도를 보다 살기 좋게 보다 발전할 수 있게 
노력했던 역사의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인물들의 노력과 결실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역사는 승자의 역사가 아니라 모두의 역사인 것이다!

"천수각의 외벽. 왜 흰색으로 하시는 건지."
.
.
"흰색은 죽음의 색..."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나는 그것을 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의 내가 있는 건 무수히 죽은 사람들 덕분이니까"
.
.
"그렇게 첩첩이 쌓인 시체 위에 내가 있고 너도 있는 것이다.
히데타다, 이 천수각은 그들의 혼령을 모시는 새하얀 묘석이니라,
정성을 다하여라" - 3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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