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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의 눈물 - 세 개의 조국을 가진 이 남자가 사는 법
정대세 지음, 한영 옮김 / 르네상스 / 2012년 7월
평점 :
1. 요약 。。。。。。。
‘인민 루니’라는 별명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조총련계 축구 선수 정대세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태어나서부터 어린 시절의 이야기, 축구를 접하고 선수가 되기까지, 그리고 지난 월드컵에 북한 대표로 출전했던 경험들을, 아마추어다운 약간은 서툰 문체로 (물론 전문 번역가의 힘이 꽤나 들어갔을 것으로 보이지만) 솔직하게 풀어나간다.
2. 감상평 。。。。。。。
아직 나이가 서른 살이 채 되지 않은 축구 선수가 자서전 식의 책을 펴냈다는 게 좀 어울리지 않는다. 조총련계라는 독특한 배경이 이 선수에게 뭔가 할 말이 있게 도와주긴 했지만, 여전히 이룬 업적보다는 이룰 것들이 좀 더 많이 보이는 그다. 과거 이야기를 하기엔 좀 이르지 않을까.
일제시대 여러 이유로 인해 일본으로 건너가 살다가 조국의 독립을 맞이하고 곧 이어 분단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당장 돌아갈 수 있는 조국이 애매해져버린 사람들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 건국된 대한민국이나 북한 국적을 택하기도 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조선’이라는 이름을 국적으로 갖고 남게 된다. 결국 일본 국적도, 남한이나 북한 국적도 아닌 애매한 처지가 된 것. 정대세의 어머니가 바로 그런 조선적을 가지고 있었고, 아버지는 대한민국 국적자였다.
이 애매한 신분으로 일본 사회에서 살아가며 경쟁을 해 나가는 것이 당연히 쉽지만은 않았으리라. 그런 중에도 꽤나 이름을 알리게 되었으니 장하다. 아마도 출판사는 바로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좀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보려고 했던 것 같은데(‘세 개의 조국’이라는 홍보문구를 보면 그렇다), 아쉽게도 모든 상황을 깊게 고민하기 보다는 쉽게 쉽게 통과해버리는 (아니면 적어도 그렇게 쓰여 있는) 탓에 생각만큼 심각하게 문제가 다가오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책 제목인 ‘정대세의 눈물’의 의미가 생각만큼 큰 감동이나 충격을 주지 못한다.
정대세는 분명 어느 정도 재능 있는 축구 선수다. 근데 이런 책을 내기에는 확실히 이르다. 책을 읽으며 그가 힙합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국제 경기가 끝나면 유명한 선수들과의 유니폼 교환을 자주 시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개인 블로그나 일기장에 써둘 만한 내용, 아니면 잘 해야 스포츠 잡지의 한 꼭지 정도면 될 것 같은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