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임금까지 참석하는 ‘달맞이 행사’라는 듣도 보도 못한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강화도에서 잇따라 이상한 사건이 벌어진다. 온몸이 잿더미가 될 정도로 탔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없이 그대로 죽어 있는 시체. 그리고 그 시신의 목덜미에는 두 개의 구멍이 뚫려 있다.
사건을 해결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나선 김민(김명민)과 서필(오달수). 그리고 그들 앞에 갑자기 나타난 미모의(하지만 엄청난 괴력의) 여인(김지원)이 어찌어찌 합류해 수사를 시작해 나간다.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 하면서도, 서로를 확실히 믿고 의지하고 있는 김민-서필 콤비의 개그씬과 이번 시리즈에 새로 등장한 김지원의 미모, 그리고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튀어 나와 분위기를 압도하는 ‘흡혈괴마’의 존재 등등이 영화를 이끌어 간다.

2. 감상평 。。。。 。。。
영화의 제목에도 붙어 있는 ‘흡혈괴마의 비밀’이 어떤 식으로 풀리게 될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풀려나올 줄은 몰랐다. 사실 이 영화 시리즈의 중심축 중 하나는, 일반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특이한 현상을 중심으로 한 사건을 두고 그 뒤에 감춰진 일종의 ‘트릭’이 무엇인지를 밝혀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데 있다. 조선 중후반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적 설정은, 여기에 초보적인 화학, 물리학을 이용할 수 있는 키가 되기도 했고. 김명민, 오달수 콤비의 개그는 자칫 건조해지기 쉬운 이런 추리과정에 흥미를 더하는 요소였다.
그런데 시리즈의 이 세 번째 영화에서는 앞서의 그런 설정이 깨져버렸다. 흡혈괴마는 정말 흡혈괴마였고, 이런 존재가 실존한다는 설정에서 ‘명민한 탐정’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손가락 하나로 적들을 날려버리는 데 말 다했지 뭐) 이야기의 비밀은 추리를 통해서가 아니라 극중 인물의 대사와 회상으로 전모가 드러나고 있고, 심지어 전작의 재미 포인트 중 하나였던 과학 기술을 통한 트릭 풀이도 날아가 버렸다. 결과적으로 남은 건 밑도 끝도 없이 등장하는 개그(그나마 이 부분도 전작에 비해 약화되었다)와 개연성 없이 날아다니고 장풍 쏘며 겉멋 잔뜩 든 캐릭터 뿐.

이 와중에 사회 비판적인 요소를 넣으려 했던 건 ‘의식이 있어 보인다’기 보다는, 너무 전형적이라는 느낌만 줄 뿐이다. 사실 이 부분은 이 시리즈가 가진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였는데, 영화는 왕조 시대의 충신과 역적이라는 닳고 닳은 소재를 가져와 너무 평범하게 풀어낸다.
물론 실제 역사 속에서 그런 소재들을 끄집어내 작품화 한 예는 많다. 하지만 그런 작품들이 어느 정도 정서적 공감을 주었던 것은 그 역사가 ‘나의 역사’, 즉 나와 관련된 역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가상의 공간과 배경에서 일어나는 반란은 그런 게 없다. 왕의 아들로 태어났기에 또 왕이 되어야만 한다는 시각은 사실 이 시대에 딱히 공감을 주지 못하는 주장이 아닌가. 다만 여기에 기득권층의 권력유지 의도라는 걸 집어넣어서 어느 정도 공감을 만들어 내려고 애썼던 감이 있었으나, 그런 건 그냥 텔레비전 뉴스만 봐도 훨씬 더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으니...

명절을 맞아 딱히 고민 없이 즐기려고 영화관을 찾은 사람이라면 그럭저럭 즐기고 나올 수 있을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김민이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웃음 소재로만 소진되어 버리는 건 확실히 아쉽다. 1편부터 계속 봐왔지만, 다음 시리즈가 나왔을 때 굳이 우선순위의 상위에 위치할 것 같지는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