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무서운 이야기 사건
곽재식 지음 / 엘릭시르 / 201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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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입사 면접을 보러 온 한규동은 웬 허름한 사무실에서 사장인 이인선을 만난다. 예전에는 학원으로 썼다는 사무실엔 책상들도 제대로 치워지지 않은 채였고, 한쪽 구석에는 먹다 남은 탕수육 그릇이 대충 놓여 있었다. 심지어 면접관이라고 앉아 있는 사장은 근처 산부인과가 폐업하면서 내놓은 전동의자에 반쯤 누워 조는 듯하고..

 

     ​그런데 사장이 묻는 면접 질문이란 게 황당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무서운 이야기나 큰돈을 번 이야기, 그것도 아니면 바람이 난 이야기 중 하나를 말해보라는 것. 그냥 나갈까 싶다가도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면접은 보자는 생각이 이겼고, 마침내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시작하는 한규동. 이야기를 다 마쳤을 때, 그 이야기는 더 이상 그가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그가 경험한 이야기가 되기 시작했다.

 

 

2. 감상평 。。。。。。。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책을 고르다가 뽑았다. 사실 처음엔 제목을 잘 못 읽어낸 듯. ‘가장 무서운 이야기였는 줄 알았으나, 실은 가장 무서운 이야기 사건이었다. 내용을 다 읽고 나니 이 책의 제목이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알겠다. 책은 하나의 사건을 다루는, 일종의 추리소설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고(그거라면 나도 꽤나 좋아하는 장르다), 주인공이 추적해 나가는 사건이 사람들 사이에 전해지던 무서운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뭣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지만, 이야기는 처음부터 제법 흡입력 있게 진행되어 간다. 황당한 면접 자리에서 시작한 무서운 이야기’. 상황도 재미있지만, 한규동의 이야기 속 사건도 긴장감을 불어넣기는 마찬가지. 처음부터 수상했던 이인선 사장이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는 나 역시 소설 속 한규동 못지않았다. 이야기가 어떻게 풀려갈지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추리소설의 미덕이라면, 이 책은 그 미덕을 적절히 보유하고 있다.

 

 

     ​이야기의 중반으로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곳곳에서 현실 세계의 빈틈을 쿡쿡 찌르는 풍자가 등장한다. 사실 이인선이라는 인물이 하고 있는 일은 언론갑질, 혹은 언론사기와 비슷하고(그녀는 나름의 적당한 선을 그어놓고 그걸 넘어가지는 않는다), 개발 이익을 얻기 위해 사람들이 낡은 공장 주변에서 벌이는 행적은 부동산투기공화국이라고 불리기에 전혀 아깝지 않은 이 나라의 현실을 축소판이다.

 

     ​다만 이런 지점들이 좀 더 발전되지 못하고 변죽만 살짝살짝 울리고 있는 듯한 건 아쉬운 부분이다. 공장 주변의 사람들은 수동적으로만 묘사되고 있고, 어떻게 보면 그냥 게임 속 NPC와 같기도 하다.(지켜보지만 별다른 행동은 하지 않는다.) 대머리 남자와 긴 머리 여자의 정체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고.

 

 

     ​이야기의 마무리가 왠지 후속편을 염두하고 있는 듯하다. 이인선이라는 인물의 캐릭터가 워낙에 흥미로워서, 후속편이 나온다면, 꼭 한 번은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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