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법칙의 비밀
테리 길리엄 감독, 맷 데이먼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시점은 아마도 가까운 미래.(현재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업과 기술이 있지만 전체적인 풍경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봐서) 주인공 코언(크리스토프 왈츠)는 날마다 회사에 출근해 복잡한 수식을 게임식으로 풀어내는 일을 하고 퇴근한다. 화재로 싸게 나온 한 성당을 개조한 집에 사는 그의 현재 가장 큰 소원은, 재택근무를 하는 것.

 

     그가 그토록 재택근무를 하려는 이유는 전화를 받기 위해서다. 어느 날 밤 걸려온 한 전화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중후한 목소리를 들었고, 그는 그 전화가 자기 인생의 의미를 설명해주려는 것이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전화를 끊어버렸고, 이를 두고두고 후회하며 언제 그 전화가 다시 올 줄 몰라 누구도 만나지 않고 집에만 붙어있고 싶었던 것.

 

     ​늘 거절당하던 요청이었지만, 어느 날 회사의 최고경영자로부터 재택근무를 해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진다. 대신 그는 제로법칙의 비밀을 푸는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했다. 좀처럼 답에 접근하지 못하는 작업의 연속으로 점점 지쳐가는 코언. 그런 그의 의욕을 북돋기 위해 나타난 미모의 콜걸 베인슬리(멜라니 티에리), 그리고 갑자기 들이닥쳐 이것저것 설명해주는 밥(루카스 헤지스). 영화 포스터의 설명처럼, 코언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인가.

 

 

 

2. 감상평 。。。。 。。。

 

     영화가 한참이 진행되어도 스토리를 파악하는 데 힘이 들 정도로 설명이 부족하고, 아니 영화를 다 본 후에도 코언이 컴퓨터 앞에서 하던 짓이 어떤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분명 사람은 등장하고 대화도 하고 있지만, 그 대화가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허공을 가르고만 있다. 이래선 좋은 평점을 받기가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영화에서 어떤 의미를 끌어내는 평들도 사실 대화와 스토리 전개에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그저 설정에서 뭔가를 발견하는 정도다. 예를 들면 종일토록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를 극히 경계하는 주인공의 모습이나, 자신을 늘 우리라고 부르는 주인공의 모습, 또 주인공이 베인슬리와 만남을 가질 때 사용하는 가상현실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다.

 

     ​물론 영화 속 설정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영화는 종합예술 아닌가. 그 설정이 가진 의미가 확실해지려면 스토리와 대사 등과 결합해 일종의 개연성을 만들어 내고,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 원하는 메시지가 적절하게 전해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하는데, 이 작품에선 그게 부족하다.

 

 

 

 

​     그놈의 제로 법칙이라는 게 정확히 뭔지, 그게 (영화 속 인물이나 관객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심지어 포스터 하단에 쓰여 있는 당신이 존재하는 이유가 밝혀진다는 도발적 문구는 거짓말 수준의 카피 문구다. 실제로는 어디에서도 그런 의미는 보이지 않으니까. 물론 이 영화가 아주 극단적인 허무주의에 기초해 있고, 그런 의미 따위는 고민해 봤자 어차피 다 쓸 데 없는 거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몇몇 철학적 질문이 아주 던져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감독은 자신이 던져 놓은 질문에 답할 능력도, 아니 어쩌면 그럴 의사도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좀 노골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그냥 망상에 빠져서 고립된 채 죽어가는 어떤 중년 남성의 이야기

 

 

     ​포스터나 영화 소개글을 보고 뭔가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질 걸 기대했다는 아주 실망할 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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