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자신이 졸업한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지만 사무실 서랍 한 쪽에 늘 사직서를 넣고 다니는 주인공. 어느 날 너무 낡아 해체결정이 내려진 학교 도서관의 책을 정리하는 일이 그에게 맡겨진다. 오랜만에 옛 도서관에 들어오자 추억이 떠오른다

 

     반에서 존재감이 전혀 없이 스스로를 고립시켰던 주인공과 늘 밝고 활발해서 인기가 많았던 사쿠라 사이에 있었던, 짧지만 아름답고, 슬픈 기억. 큰 병에 걸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던 사쿠라와,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은 소중한 시간들을 함께 보내며 우정, 혹은 사랑 사이의 경계가 모호한 감정이 싹트게 된다.

 

     ​하지만 끝을 알고 시작한 관계는 예상치 못한 시점에 파국을 맞았고, 그 상처는 함께 보낸 시간들보다 훨씬 오래 남는다. 하지만 사쿠라가 남긴 마지막 깜짝 선물이 있었으니...

 

 

 


 

2. 감상평 。。。。 。。。

 

     ​흔히 연인들은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은 애칭을 사용하곤 한다. 마치 어린 아이들이 서로를 별명으로 부르는 것처럼. 실제 사랑하는 이들을 보면 말투와 행동조차 어린 시절로 퇴행(?)하는 모습들이 보이기도 하니까, 사고영역의 일부도 그렇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의 언뜻 엽기적으로 보이기도 하는 제목도 그렇게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 통하는 상징적인 어법이다.

 

     ​성경을 보면 서로 다른 두 존재의 온전한 연합에 관한 비슷한 표현이 있다. 그가 내 안에 머물고, 내가 그의 안에 머문다는.(15:5)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AB의 부분집합이고, BA의 부분집합인 관계는 A=B이다. 사랑하는 이들은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완전히 포함되고 싶게 되는 것 같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좀 독특한 표현으로 그런 감정을 드러낸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다는 말로. 여주인공이 안고 있는 병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앞서 말했던 것처럼 완전히 상대의 일부분이 되고 싶다는 소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물론 이건 그냥 하는 말이고, 실제로 상대의 내장을 먹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일본 멜로 특유의 잔잔한 전개를 특징으로 하는 작품이니까.

 

 

 

 

     ​추억엔 역시 학창시절과 첫사랑의 설렘이고, 가슴 아픈 사랑엔 불치병이 제격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익숙한 소재들과 낯설지 않은 전개를 보여준다. 사실 소재로만 보면 특별할 것이 없는 영화다.

 

     하지만 그냥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밝고 예쁜 여주인공은 남자 주인공만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사람의 시선도 계속 끌어당긴다그런 여주인공 옆에서 조금씩 자신을 열고 변화되기 시작하는 남주인공의 모습은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아주 밝고 안정된 정서를 가진 한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영화를 보는 한 포인트

 

     여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한 벚꽃(사쿠라)이 찬란한 봄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젊은 남녀의 순수하면서 애틋한 마음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나는 그 좋았던 시절,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보내고 있었기에 부러운 마음을 잔뜩 품은 채로..(우리학교는 남학교였다. ㅠㅠ

 

     ​여러모로 예쁜 영화다. 단, 취향을 좀 많이 탈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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