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머니와 산다
한기호 지음 / 어른의시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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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중년의 출판평론가이자 독서운동가인 작가가 노년의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소소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원래는 블로그에 올렸던 일기 형식의 글인데, 어머니와 관련된 내용을 뽑았다.

 

      아내와 이혼을 하고, 두 딸은 프랑스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있는 상황.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급격히 쇠약해진 노모를 병원이나 요양원이 아니라 직접 모시기로 한 결심이 쉬운 것은 아니었으리라. 하지만 책속에는 그 부담선물로 변하는 상황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출판평론가답게, 일상의 여러 경험들을 설명하는 과정에 수많은 책들이 아울러 소개된다. 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그의 삶이기 때문에 이건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부모님을 모시는 일에 관한 내용도 있고, 50대 남성이 살아가면서 자주 겪을 수밖에 없는, 죽음의 경험에 관한 책들도 여럿 소개되고 있다.

 

2. 감상평 。。。。。。。

     국이나 찌개가 없으면 식사를 못하시는 노모를 위해 국과 찌개를 끓이고, 어머니의 약한 치아를 위해 과일을 일일이 갈아서 드리는 일을 매일 같이 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일까. 하지만 작가는 어머니를 모시는 일은 자기 인생에서 가장 잘 한 것 중 하나라고 말한다. 어머니를 모시는 일에 진지하게 나섬으로써 인생의 지혜를 배웠기 때문이다.(사실 이건 모든 일에 해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지 그것만 있는 건 아니다. 작가는 어느 순간 자신이 어머니를 모시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어머니가 자신을 챙기고 계신다는 것을 깨닫는다. 부모라는 존재는 자식의 나이가 얼마이든 늘 그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곤 하니까. 비록 근력은 떨어졌을지언정, 정신만은 그렇게 살아서 자식들을 돌보기 마련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벌써 수 년이 지난 나도, 언젠가는 홀로 계시는 어머니를 모셔야 한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다보니, 한 쪽 한 쪽에서 깊은 향이 나는 듯한 느낌이다.

 

     책 속에 소개되는 다양한 또 다른 책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책 뒤편에는 이제까지 언급되었던 책의 목록이 한 눈에 잘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정리가 되어 있어서 실용적인 면도 갖췄다.(이런 데를 보면 천상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다) 소개되는 책들도 한 번쯤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물씬 생겨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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