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분쟁지역에서 3년간의 의료봉사를 끝내고 돌아온 존경받는 의사 준영(김명민). 그 날은 딸 은정의 생일이었지만, 유엔 연설을 위해 외국에 나갔다가 이제 막 돌아오는 길이었다. 딸과의 약속장소로 향하던 그는 교통사고 현장을 만나게 되고, 급히 택시기사를 구하던 중 저 멀리 쓰러져 있는 여자 아이를 발견한다. 바로 그의 딸 은정. 오열하던 그는 얼마 후 다시 비행기 안에서 깨어난다. 그와 같은 일이 몇 차례나 반복되지만, 끝내 딸을 구할 수 없었다.

     그리고 몇 번째인가의 시도 중 또 다른 한 사내가 그를 찾아온다. 교통사고가 난 택시 뒷자리에서 죽은 자신의 아내를 구하기 위해 준영과 마찬가지로 몇 번이나 하루를 반복하고 있었던 민철(변요한)이었다. 두 사람은 힘을 모아 딸과 아내를 살리려고 애를 쓰지만 일은 좀처럼 쉽지 않았고.. 얼마 후 걸려온 전화를 통해, 이 모든 일이 단순한 사고가 아님을 알게 된다.

 

 

 

 

2. 감상평 。。。。。。。

     끝없는 하루의 반복(일명 타임루프)이라는 소재 자체는 오래된 도구지만, 그걸 어떤 식으로 이용하느냐는 때에 따라서, 사람에 따라서 많이 달라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잘 보이기 위한 기회로 삼을지, 아니면 전투를 더 완벽하게 수행하는 연습으로 삼을지, 그것도 아니면 이 영화처럼 사랑하는 이를 구하는 무한 도전으로 만들지.

 

     딸과 아내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이 영문을 알 수 없는 지옥 같은 상황을 매일 경험해야 하는 (그것도 죽을 것처럼 뛰고 달리면서) 상황이라면 얼마나 절망스러울까. 매일 기대하지만, 그 기대의 크기만큼 절망도 크게 돌아올 것이다. 게다가 주인공 두 사람에게는 시간도 별로 없다. 이런 주인공들을 보면서 마음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네이버를 보면 영화평이 안 좋은 내용이 제법 되는데, 대개는 전개가 답답하다는 내용이다. 근데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김명민과 변요한이 연기한 배역에 감정이 이입되었다는 말이 아닐까 싶기도.(그만큼 두 배우는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감독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에 관한 기술적 설명은 생략하고, 대신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크게 나쁜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차피 현실세계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에 억지로 과학적설명을 갖다 붙이는 것도 웃기다) 사람의 이야기가 반드시 감성을 (많이) 자극하는 것이 될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일부 과잉감동 장면들은 좀..

     여기에 영화적 긴장감을 충분히 고조시킬 수 있는 몇몇 포인트들이 있었는데, 딱히 제대로 누르지 못해서 그냥 지나버린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면 주인공 준영의 지난 ‘3은 좀 더 설명될 필요가 있었다. 뭔가 있다는 긴장감을 조성할 수도 있고.. 근데 반복이라는 소재와 감동이라는 코드에 너무 집착했던 건 아닐까.

 

 

 

      매일 좀처럼 변하지 않는 현실에 매여서, (지옥과 같은) 반복적인 삶으로 (반강제적으로) 몰린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실제 현실 속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아무리 말하고 항의를 해도 들은 척도 안하던 정부 관료들과 정치인들은 유가족들에게 절망을 매일 배달하는 택시기사와도 같았다.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백혈병을 비롯한 각종 불치병을 얻어 고통당하고 있는 이들, 또 이미 세상을 떠난 이들의 유가족들도 이 지옥 같은 세상의 타임루프에 갇혀 있는 거고.

 

     ​물론 이런 상황은 매우 복잡하다. 분명한 건 누가 이기고 누구는 지고 하는 개념으로는 영원히 복합한 채로 남아 있을 거라는 점이다. 영화 속 해결의 실마리가 용서를 구하는 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내가 방해가 되니 제거해버리겠다는 제국주의적 생각으로는 모든 걸 망쳐버리기만 할 뿐.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지혜인데, 왜 사람들은 커가면서 이 단순하고 명료한 진실에 눈을 감으려고 하는 건지.

 

 

 

 

     너무 자극적인 장면은 자제하는 느낌이라, 크게 부담 없이 볼 수 있었던 영화. 이 영화의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헤드폰을 끼고 돌아다니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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