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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속의 빛
아그네츠카 홀란드 감독, 벤노 퓨어만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나치군에게 점령당한 폴란드. 하수구수리공인 소하(로버트 비엑키에비츠)는 어느 날 우연히 나치의 학살을 피해 하수구로 숨어든 유태인들을 마주치게 된다. 그들을 신고하는 대신 돈을 받고 지하의 숨을 곳을 제공하기로 한 소하. 나치의 색출 강도는 점점 더 심해져가고, 소하도 몇 번의 위험한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소하에게 줄 돈이 다 떨어진 열한 명의 유태인들. 그러나 소하는 차마 그들을 버려둘 수 없었다.

2. 감상평 。。。。。。。
이 영화가 실화라는 게 더 마음이 아프다. ‘우월한 인종’이 따로 있고, 인류를 위해 열성인자는 제거해야 한다는 한 정신병자의 선동에 기꺼이 놀아났던 수많은 부역자들 때문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이런 역사들을 접할 때마다, 인간이라는 종족이 흙에서 왔을 뿐이라는 이야기가 참 와 닿는다. 어떻게 한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그렇게 학대하고, 조롱하고, 나아가 그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 있었을까.
하지만 영화는, 그리고 이 영화 속 실제 주인공은 인간이 ‘단지 흙에 불과한 존재’는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특히 경제적인) ‘이익’이 인간의 모든 행동을 설명해주는 만능키는 아니다. 물론 ‘이타심’조차도 온갖 논리를 동원해 결국에는 자신을 위한 행동으로 치환하려는 일부도 없진 않지만, 난 그보다는 차라리 측은지심을 믿고 싶다. 새카맣게 가득 한 악 가운데서도 작은 선에 대한 갈망, 흔적이 남아있다고.
이렇게 보면 영화의 제목인 ‘어둠 속의 빛’(원제는 In Darkness)은 두 가지 중의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나는 말 그대로 어두운 지하하수구 속에서 핍박을 피해 살아남은 이들의 상황이고, 또 다른 하나는 만행을 서슴지 않는 나치들 속에 주인공 소하 같은 이가 있었다는..

영화 속 인상적이었던 포인트 중 하나는, 살기 위해 어두움 지하로 내려갔던 유태인들이 그 속에서 보이는 모습들이다. 이 또한 실제 일화들을 반영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보통 이 정도로 극단적인 상황에 빠지게 되면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전형적인 행동들을 넘어서는 장면들이 약간은 충격적이다. 사람들은 그 안에서도 사랑을 나누고, 섹스를 하고, 심지어 아이를 갖고 출산까지 한다. 매일 규칙적으로 기도를 하고, 신문을 보고, 명절을 지키기까지..
단지 생존하는 것 자체가 유일한 목표가 되어야 할 것처럼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삶의 여러 단면들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이는 눈만 뜨면 유대인들을 사냥하고 학대하고 죽이는 땅 위 군인들의 모습과 더욱 극적으로 대조된다. 누가 더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는 건가.
기본적으로 감동을 주는 휴먼 스토리이지만, 제법 충격적이기도 한 영상들이기도 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는 어려운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