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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정 - 20세기의 스무 가지 교훈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조행복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4월
평점 :
1. 요약 。。。。。。。
원래는 미국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저자가 개인 블로그에 올려놓은 글이었는데, 사람들의 요청에 따라 결국 책으로 엮었다. 한 사회에서 민주적 가치가 훼손당하기 시작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그런 상황이 시작되었을 때 시민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스무 개의 항목에 따라 (블로그에 올린 글답게) 짤막하게 언급한 것.

2. 감상평 。。。。。。。
역사를 보면 민주주의라는 제도는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은 것 같다. 선거는 늘 좋은 후보자를 선출하는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어쩌다 독재자가(혹은 독재적 성향이 강한 인물이) 출현하기라도 하면 얼마든지 많은 원칙들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적어도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지난 몇 년간 생생하게 경험했다.
교묘한 방법으로 시민들의 권리를 빼앗거나 각종 권력기구를 동원해 억압하고, 세금이라는 공공재산을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흥청망청 써버리거나 의도적으로 낭비하고, 법과 규정을 제멋대로 고쳐서 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드는가 하면, 심지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환경을 파괴하거나 이를 방조하기까지.. 생각보다 한 사람의 통치자가 망가뜨릴 수 있는 영역은 넓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그런 인물들이 그런 자리에 오르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일 테지만, 매사가 좋은 쪽으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니니까. 이 책은 그러면 일단 그런 최악의 인물이 정권을 잡게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면서 쓴 책. 비상시에는 길고 자세한 분석보다는, 짧으면서 분명한 행동을 촉구하는 말들이 더 필요할 터. 하지만 짧은 언명들 가운데 날카로운 분석과 역사에 대한 이해가 짙게 묻어난다.
곳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적개심이 엿보인다. 대통령 자리에 앉은 지 이제 채 반 년도 되지 않았지만, 이미 그 정도의 기간 동안 일으킨 사고와 문제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니까. 그리고 한 사람이 나라를 말아먹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더라..
책을 보면서, 얼마 전 끝난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가 떠올랐다.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도 정말 엄청난 위기를 겨우 건너냈구나 싶었달까. 사실 지난 9년 동안 망가진 국가의 시스템과 재정으로 이미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진 상황에서, 또 한 번 그 망나니 집단에게 정권이 주어졌더라면... 어쩌면 그 때는 이 책에 나온 것처럼 모든 보통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투쟁에 나서야만 하는 그런 상황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일원으로써, 그 체제가 주는 유익을 계속 누리면서 살고 싶다면, 마땅히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원래 좋은 것은 그냥 공짜로 주어지지는 않는 거니까. 미국의 예를 바탕으로 쓰인 책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도 적지 않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작고 얇아서 금방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