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지음, 마이클 매커디 판화, 김경온 옮김 / 두레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 줄거리 。。。。。。。

     프랑스 남동부의 한 황폐한 땅에서 작가가 만난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홀로 고독한 생활을 하면서도, 매일같이 흔들림 없이 작은 도토리들을 땅에 심는 노인. 몇 년 후, 버려졌던 땅에 작은 숲이 생겨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고, 그렇게 몇 년이 더 지나면서 새로운 환경을 따라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새로운 마을이 생겨난다.

 

 

 

 

2. 감상평 。。。。。。。

      사적인 서점에서 보내준 작은 책. 어떤 책이 올까 궁금했는데, 차분히 읽으면서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소설이 왔다. 내용이 아주 짧아서 금세 다 읽을 수 있었는데, 여운이 제법 남는다.

     가장 인상적인 건 역시 주인공 부피에의 고독이었다. 사실상 관계 중독에 빠져 있는 현대인들은 흔히 고독하면 뭔가가 부족한 상태로 여기곤 한다. 하지만 이 소설 속 주인공 부피에는 고독에 대한 그런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그는 주변 사람들과 별로 교류를 하지 않고 (심지어 말도 별로 하지 않으며) 홀로 살아가지만, 그의 내면은 무엇인가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그것이 조금씩 주변 사람들에게 흘러넘친다.

 

     가끔은 사람이 힘들 때가 있다. 물론 평소에도 그리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도 아니지만, 그냥 누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또 옆에서 뭔가를 바쁘게 하는 게 보이는 것 자체가 불편하고 답답한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이 책 속 부피에처럼 그냥 어딘가에서 홀로 개 한 마리와 함께, 잠시 머물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딱 한 달만 어디 가서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하고 다니는 게 어느 새 입버릇이 되어 버렸다)

     말 대신 생각을 하고, 뭔가를 쏟아내기 보다는 채우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건 꽤나 중요한 일이다. 이건 다른 사람이 채워줄 수도 없고, 철저하게 혼자서 해내야 하는 일이고. 결국 그렇게 내면을 튼튼하게 쌓아둔 사람만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맺을 수 있는 것일 게다.

​     그에 반해 내면이 비어버리면, 쓸 데 없이 말이 많아지거나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 있고자 하는 관계집착이 나타나기도 한다그리고 이런 관계는 당연히 피차 서로를 소진시키기만 할 뿐, 문득 홀로 있을 수 없는 사람은 공동체를 주의해야 한다는 본회퍼의 말이 떠오른다.

 

     책의 본문이 워낙에 짧다 보니, 책 후반에 붙은 편집자의 해설, 그리고 성격이 비슷한 옮긴이의 해설이 아주 길게 붙었다. 전에도 이런 식의 구성을 가진 책을 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사~~~~~~~족이라고 밖에 생각이 되지 않는다. 어지간히 말을 길게 쓰려다보니 작품보다는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게 되어버린 듯해서 말이다.

     책의 이 뒷부분에 그냥 눈을 감고 본다면, 잠잠히 읽어볼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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