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시기. 진주만 공습 이후 자원입대를 결심한 데스몬드 도스(앤드류 가필드)는 훈련소에서 곤경에 처하게 된다. 양심에 따라 총기를 손에 드는 일을 거부한 것. 주변 사람들은 그런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하나같이 비난하거나 그의 신념을 꺾으려고만 한다.

 

     ​명령불복종으로 감옥에 가기 직전, 가까스로 무기를 들지 않을 헌법적 권리를 인정받게 된 그는, 의무병으로 훈련을 마친 후 동료들과 함께 최전선 오키나와의 핵소 고지 점령 작전에 투입된다. 치열한 전투 끝에 고지를 점령하지만, 이튿날 숨어 있던 일본군의 대규모 반격으로 부대는 거의 궤멸상태에 이르고 모두 급히 후퇴한다.

 

     ​그러나 부상을 입고 애타게 위생병을 찾는 전우들을 두고 그냥 갈 수 없었던 데스몬드. 그는 그날 밤이 새도록 일흔다섯 명의 부상병들을 홀로 고지 밖으로 구조해 내는 데 성공한다.

 

 

 

2. 감상평 。。。。。。。

     고대 로마군에는 시민관이라는 떡갈나무 가지로 만든 관이 있었다. 이건 전쟁시 동료나 아군측 시민을 구해온 병사들의 머리에 씌워주는 명예로운 관이었다고 한다. 두려움이 극한에 달하는 전쟁터에서, 자신이 부상을 입으면 누군가가 자신을 구해 후방으로 이송해 줄 것이라는 믿음은 큰 위로과 격려가 된다. 때문에 로마군에서는 그 일에 대해 큰 영예를 수여했던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 속에는, 로마군 소속이었다면 시민관을 한 트럭은 받았을 주인공이 등장한다. 적군이 활보하는 전장에서, 홀로 무기도 없이 일흔다섯 명의 전우들을 구해 나온 영웅적인 인물. “One more, one more"를 외치며 온 몸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모든 것을 쏟아내는 그의 모습은, 작품이 담고 있는 휴머니즘적 메시지를 그보다 더 잘 보여줄 수 없을 것처럼 표현해 낸다.

 

     ​이런 메시지와 함께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면 안 될 것 같은 건, 역시 2차 대전의 배경 위에 전개되는 대규모 고지전. 이런 걸 이 정도의 규모와 이 정도의 퀄리티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건 역시 엄청난 자본의 헐리우드이기 때문에 가능한 걸까. 물론 최근에는 우리나라 영화들 중에도 제법 수준 있는 전쟁장면을 그려내는 경우들이 있었지만, 이 정도의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영화는 많지 않을 것 같다.

 

 

 

 

​     흔히 사용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영화 속 데스몬드는 이른바 양심적(혹은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일 것 같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병역을 수행하는 것 자체는 수용하지만 총을 들기를 거부했으니 신념에 의한 집총거부자라고 해야 하나. 사람들을 그를 겁쟁이, 배신자, 명령불복종자라고 손가락질 했지만, 정작 전장에서 그는 누구보다 용감했다. 사람들의 판단이라는 게 얼마나 부족한 근거 위에 세워지곤 하는 지를 보여주는 부분. 그리고 여기엔 다분히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터부, 배타심이 엿보인다.

 

     ​뭐 여기서 이 문제에 관한 긴 논의를 다 옮길 필요는 없겠지만, 좋은 사회는 나와 다른 이들을 받아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사회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들과 다른 것(물론 이게 이유 없이 의무를 회피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면)을 선택해도 비난받거나 따돌림을 받지 않을 수 있을 때, 좀 더 창의적으로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도 나타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집단주의가 횡횡하는 사회는 그 경직성으로 인해 내부에서부터 무너지는 법이다.

 

 

     ​잔혹한 장면이 좀 걸리긴 하지만(멜 깁슨이 이런 그림들을 좋아하는 듯), 메시지는 묵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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