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영화는 시가전의 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치열한 전투 끝에 적진의 폭발물을 제거하는 데 성공하지만, 전투 중에는 끊임없이 ‘대장’이라고 불렸던 주인공의 현실은 피씨방 죽돌이. 옆자리에 놓고 간 휴대폰을 가져다주면 사례금 30만원(너무 많다. 여기서부터 의심을 했어야 했다)을 주겠다고 하는 전화를 받으면서 그는 곧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가까스로 탈주에 성공한 그는 게임 속 한 팀이었던 인원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이 모든 조작의 근원에 접근해 가기 시작하고, 당연히 그런 이들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뭐 그렇게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마침내 진실이 밝혀진다는 이야기.

2. 감상평 。。。。。。。
솔직히 영화를 보러 갔는데, 마땅히 볼만한 다른 작품이 없어서 골랐다. 정확히 말하면 볼만한 다른 영화들은 이미 본 상태였다. (아, ‘더 킹’을 아직 못 봤는데 볼만한 영화일까나.) 영화를 보기 전 대략적인 줄거리를 파악한 상태였는데, 덕분에 그저 그런 액션, 추격영화가 아닐까 하는, 낮은 기대감을 갖고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확실히 재미가 있었다는 것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 속 게임 팀원들이 실제로도 하나의 팀이 되어 주인공을 돕기 위해 나선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 판타지적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설정만이 아니라 영상에 있어서도 게임과 현실을 뒤섞어 버린다. 주인공이 타고 다니는 개조된 마티즈의 비현실적인 움직임이나 주인공의 액션들, 그리고 사실상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빅데이터를 축적해 놓은 허름한 건물 등등.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런 설정들이 눈에 거슬리거나 따로 논다는 느낌을 주는 게 아니라,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어버린다는 점. 감독의 연출력이 괜찮다는 것을 증명하는 부분.

영화의 주요 포인트는 아니지만, 영화 속 빅데이터를 이용해 살인범까지 조작해 내는 행태에 대한 우려는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국민의 개인정보를 국가에서 모두 강제적으로 수집해 관리하는 국가에서는 이런 문제가 서구보다 훨씬 더 파괴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영화 속에서야 모든 것을 영상으로 공개해버리면 사건이 다 정리되는 것처럼 묘사되지만, 현실에선 그보다 더한 증거가 발견되어도 조작 운운하면서 빠져나갈 구멍을 찾아내는 몰염치한 인간들이 훨씬 많기도 하고..

영화 소개에는 주연이 지창욱과 심은경이라고 되어 있고 오정세는 조연으로 나오는데, 사실 이 영화는 거의 오정세가 이끌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이 영화에서 그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이중적 성격이 제대로 묘사되지 않았다면, 영화는 매우 평범해져버렸을 테니까. 온갖 게임과 같은 액션으로 자칫 가벼워질 수 있는 영화에 그나마 극으로서의 무게를 잡아주는 일등공신.
여전히 지창욱과 심은경은 젊었고, 특히 주연이었던 지창욱의 연기력은(난 그의 표정에서 별 감동을 받지 못했다) 좀 더 무르익을 때를 기다려야 할 것처럼 보인다. 일부 영화평에서는 ‘지창욱의 재발견’이라는 문구도 보이던데, 그보단 ‘마티즈의 재발견’이 더 어울리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