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평생을 철원에서 교사로 보내고 정년퇴임을 맞게 된 아버지.
행사를
위해 원래는 떨어져 살던 아내와 큰 아들 내외,
그리고
조금 늦게 둘째 아들이 도착한다.
시종일관
별 말이 없는 아버지,
사사건건
불평과 트집을 쏟아내는 어머니,
어떻게
보면 아버지를 닮은 것 같은 큰 아들,
어떻게는
분위기를 녹여보려고 애쓰는 며느리,
딱
철없는 막내아들..
그리고 점심 식사 자리에서 간만에 입을 연 아버지의 선언.
이혼을
하겠다.
갑자기
무거워진 분위기.
아내는
당장에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나가지만,
때맞춰
내리는 폭설로 차가 끊긴다.
철원
좁은 바닥에 마땅히 갈 곳도 없던 가족은,
아버지의
관사에 모이게 되고..
그렇게
이혼을 선언한 아버지와 다른 가족들의 2박
3일간의
동거가 시작된다.

2.
감상평
。。。。。。。
이 가족은 왜 깨어졌을까.
사실
모르겠다.
도무지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 과묵한 아버지는 언제부터 그랬던 걸까?
사사건건
삐딱하게 주변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태도는 또 무엇 때문인 걸까?
영화
속 드러난 사흘간만 보면,
어머니의
등쌀을 이겨내지 못한 아버지의 이혼결심으로 보이지만,
어쩌면
아버지의 저 답답함이 차가움으로 느껴진 아내의 폭발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감독은 이유를 파고들어가지는 않는다.
대신
이 깨어진 가족이 한 자리에 억지로 모였을 때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지를 그린다.
아버지는
가족에 대한 어떤 증오도 보이지 않고,
시종일관
불평을 쏟아내던 어머니도 결혼을 앞둔 둘째 아들과는 다정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며느리와는
같은 여성으로서 통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시종일관
사근사근 시부모의 분위기를 맞추고 있던 며느리는 사실 자신을 별 내켜하지 않는 시어머니 때문에 받은 상처를 쏟아낸다.

모든 건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기 때문에,
강제로라도
모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가족이라고
해서 다 알아서 서로의 마음을 알아채고,
통하고,
이해되고
하는 게 아니다.
특히
요즘처럼 가족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일을 하느라 한 자리에 모이기조차 어려워진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게
대화할 기회를 놓치고,
시간을
잃어버리면서 서로의 마음에는 거리가 생기고,
결국은
어느 순간 오래된 고무줄이 삭아 끊어져버리듯 가족 사이의 느슨한 관계도 해체되어 버린다.
그렇게 틈이 벌어져 버린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사흘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억지로 함께 모이는 기회가 만들어 졌을 때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가.
비로소
사람들은 진심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대화의
자리가 마련되었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든 말을 하기 마련이다.

지금 우리는 불통의 시대를 살고 있다. 공기든
물이든 통하지 않으면 자연히 탁해지고 썩어지듯,
말이
통하지 않는 곳은 부패가 진행되기 마련이다. 우리의 불통 대통령은 임기초부터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았고, 반론이나 질문은 원천 봉쇄해버렸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즈음 보는 것 같은 희대의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것. 만약 그가 조금
더 일찍 더 많은 사람들과 대화의 자리에 나왔더라면,
어쩌면
이 정도까지 추락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는 늦은 것 같다.
사흘간의
만남과 대화로 영화 속 가족이 다시 회복되지 못한 것은,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