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어느 날 현기증이 느껴져 찾아간 병원에서 뇌종양 말기 진단을 받은 주인공(사토 타케루). 착잡한 마음으로 돌아온 집에 그를 반겨주는 건 고양이 한 마리, 아니 그 날엔 자신과 너무나 똑같이 생긴 또 한 사람이 집에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을 “악마”라고 불러도 좋다는 녀석은, 주인공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주인공의 수명을 하루 늘려주는 대신, 세상에서 한 가지를 없애버리자는 것. 뭔가를 얻으려면 뭔가를 잃어버려야 한단다.
일단 살고보자는 마음으로 계약에 동의한 주인공. 첫 번째로 없어질 것은 전화기였다. 마지막으로 통화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보라는 녀석의 말에, 하필 헤어진 여자친구(미야자키 아오이)에게 전화를 건 주인공. 옛 추억을 떠올리며 재회를 마치자, 다시 “녀석”이 나타나 온 세상의 전화를 없애버린다. 그리고 동시에 전화와 관련되어 있던 주인공의 옛 사랑과의 모든 기억도 사라져버리고... 그렇다. 이건 뇌종양에 걸린 주인공의 기억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었던 것.
그렇게 전화, 영화, 시계가 하루에 한 가지씩 사라져버리고, 드디어 녀석은 ‘고양이’를 없애자고 제안한다. 고양이가 사라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2. 감상평 。。。。。。。
재미있는 발상이다. 세상에 있는 것을 한 가지씩 없애면서까지 자신의 수명을 하루씩 늘릴 수 있다면, 무엇부터 없애버려야 할까. 또, 그것이 없어져도 정말 괜찮은 걸까.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 진리처럼 여겨지는 이 세상에서, 내 생명을 위해 포기해도 되는 것이 있는 걸까? 뇌종양 환자의 마지막 며칠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에서, 감독은 ‘삶의 의미’에 관한 질문을 계속해서 퍼붓는다.
언뜻 처음에는 저렇게 하다가 나중에는 집 안에 남아있는 것이 없게 되는 그림이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집착 때문에 놓지 못하고, 버리지 못하는 것들을 하나씩 제거하면서, 우리 인생에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드러나게 되는, 그런 수순을 따를 것이라는 예상도 했었다. (요새 물건 버리는 운동도 있다지 않던가.)
하지만 이렇게 갔다면 영화는 좀 더 조용해지거나, 설명적으로 되어버렸을지도.. 그래서 감독은 처음부터 좀 더 강하게 몰아친다. ‘전화’. 단지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주인공의 추억과 지난 기억, 수많은 경험들이 관련되어 있는 도구였다. 전화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사건들이 있었겠는가. 제 때 받지 못해서, 혹은 절묘하게 알맞은 타이밍에 걸려온 전화 때문에 일어난 수많은 사건들을 일일이 떠올려 보면, 사실 지금 우리 곁에 있는 것들 어느 하나도 가볍게 버리기는 어려워진다.(물론 충동적으로 구입하고 쳐다보지도 않는 물건들은 빼고)

하나를 버리면서(또는 잃어버리면서),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미 잃어버린 것들을 통해, 남아 있는 것의 가치를 새삼 느끼게도 된다. 그 모든 것들은 더 많은 것들과 연결되어서 우리를 구성하고,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있게 해 준 것들이니까. 당장은 불편하고, 거추장스럽고, 때로는 없애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되는 것들도 말이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머릿속에 시구 하나가 떠올랐다.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이런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