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관일 때 늘 고민했어요.
사법부가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구성되는 이유는 뭘까?
견제와 균형 원칙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원리 중 하나라 한다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견제하라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선출된 권력은 다수에 의해 뽑힌 거잖아요.
그렇다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소외된 소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정리했어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 위에서 군림하려 들면 반드시 문제가 복잡해져요.
그러나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역할은 필요하다고 봐요.
모든 것을 다 다수결로 해버리고 나면
까딱하다가는 우중정치로 가도 통제할 수 없거든요.
- 김영란(前 대법관)
『이제는 누군가 해야 할 이야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