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뭔가 위험한 일(?)’을 하는 듯한 형욱(유해진). 일을 처리하는 동안 묻은 피를 닦아내기 위해 동네 목욕탕에 갔다가 미끄러지는 사고로 기억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의 캐비넷 열쇠를 바꿔치기 한 반() 백수 배우지망생 재성(이준).

     기억은 잃었으나 몸이 기억하는 날렵함, 그리고 칼을 손에 쥐고 있으면 자꾸만 떠오르는 창의적 생각(?). 자신을 병원으로 옮겨주었던 구급요원 리나(조윤희)의 도움으로 조금씩 일상에 적응을 하기 시작하고, 이 와중에 바뀐 옷 속 고지서를 따라 간 재성의 집에서 발견한 책들 때문에 자신을 배우지망생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코믹스러운 형욱의 배우도전기에, 리나와의 잔잔한 로맨스, 그리고 졸지에 형욱의 집에 들어가 살게 된 재성과 의뢰와 관련해 얽히게 된 은주(임지연)와의 이야기까지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약간은 어이없지만 흥미로운 방향으로 진행되어 간다.

 

 

 

 

2. 감상평 。。。。。。。

     쉬는 날 가볍게 즐길만한 영화를 보고 왔다. 최근 삼시세끼의 두 주인공 차승원과 유해진이 각각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영화가 연달아 개봉하고 있다. 앞서 차승원 주연의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좀 무거운 분위기로 힘을 주다가 아직까지 100만 명을 채 넘지 못하며 흥행실패를 하고 말았는데, 이 영화 럭키는 정반대로 가벼운 코미디에 초점을 맞춰 개봉한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2백 만 명을 넘어섰다.

     유해진의 연기력이야 오랫동안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보장되었던 것이고, 최근 예능프로그램이 출연하면서 친숙해진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차승원도 비슷한 케이스이긴 하지만, ‘고산자의 경우는 그 친근한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역할이 아니었다는 차이가 있다.(물론 스토리에 무리수가 있기도 했다)

 

     ​사실 이 영화 럭키역시 스토리 측면에서는 헐거운 면이 많다. 일일이 따지고 들어가면야 지적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일단 이 영화는 작정하고 코미디로 나갔기 때문에 그런 점을 지적하는 사람이 도리어 우스워져버린다. 헐겁든 어쨌든 영화는 우선 재미가 있고, 기억상실증으로 두 사람의 인생이 바뀐다는 재미있는 설정 안에서 마음 놓고 편안하게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해피엔딩을 좋아한다.)

 

 

 

      영화의 핵심은 주인공 형욱이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다. 그런데 이전에 하던 일과는 전혀 다른 직업이었지만, 그가 정말로 자신을 배우 지망생이라고 믿자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어 버린다. 우리가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우리가 하게 될 일이 얼마나 크게 달라질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실제보다 작고 힘없는 사람으로 여긴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딱 그만큼에 머물 것이다. 영화 속 재성이 그랬듯이. 이건 긍정의 힘류의 믿는 대로 될 것이다라는 메시지와는 조금 다르다. 이쪽은 우리의 진짜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이니까.

 

     ​최근 들어 평범한 사람들의 자의식이 부쩍 위축되고 있는 것 같다. 스스로를 흙수저에, N포 세대 비유하고, 그런 평범한 이들과는 전혀 다른 엄청난 힘을 가진 계층이 존재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특권층의 일원은 시험도 없이 대학에 입학하고, 그 후에도 출석 한 번, 제대로 된 과제 한 번 내지 않아도 대학졸업까지 프리패스를 부여해주지만, 평범한 이들은 작은 항의만 해도 당장에 수사기관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현실에서,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도 별 거리낌 없이 고위 공직에 오르면서 도리어 자기들더러 뭐라 하는 이들을 힐난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자의식을 지켜내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진짜 어떤 존재인지를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 나라의 경제발전은 반신반인의 영도자 하나의 성과가 아니라, 박봉에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견디면서 묵묵히 일해 온 수많은 노동자들의 땀 때문이었고, 이 나라가 적화통일이 되지 않은 것 역시 위대한 지도자의 결단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가족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이름 없이 산화해 간 무수한 무명용사들의 피 때문이었다. 특권층들이 아무리 너희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소리 지르더라도, ‘니들이 밥 먹고 사는 건 우리가 일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대꾸할 배포를 갖자.

 

 

 

 

     ​언젠가 우리 모두가 자신이 가진 힘을 깨닫게 되면, 그 때 우리 자신은 물론 세상도 크게 바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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