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히노 에이타로 지음, 이소담 옮김, 양경수 그림 / 오우아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1. 요약 。。。。。。。

 

     저자는 오늘날 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 사람들, 특히 직원, 노동자들의 사고 속에 뿌리박혀 있다고 주장한다. 일이라는 것은 보다 위대하고 웅장한 목적을 위해 하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얻는 보람이야말로 최고의 보상이고, 금전적인 부분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잘못된 태도라는 것.

 

     이런 의식은 결국 노동자들을 사용하는 고용주들이 좋아할 내용이지 노동자 자신들에게 유리한 생각은 아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내면화 될 때, 사축(社畜)이 되고 만다. 사축이란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한없이 일만하는 노동자들을 회사에서 키우는 짐승(가축에서 한 글자만 바꾼 말)에 빗댄 것.

 

     사축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회사와 나를 분리시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그럴 때에 자신을 회사에 종속된 무엇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2. 감상평 。。。。。。。

 

     ​재미있는 제목과 소위 병맛물씬 풍기는 표지 및 속지 삽화들이 인상적인 책. 내용 자체도, 주장하는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아 술술 읽힌다. 좀 직설적이긴 하지만, 내용 역시, 회사에 노예가 되지 말고,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라는 메시지로, 꽤 긍정적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좀 서글프기도 하다. 책에도 몇 번 설명되지만, 이런 책까지 나오게 된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가, 종신고용에 대한 신화가 깨지고, 노동자들이 매우 불안정한 고용상태에 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불안한 상황 속에서 짓는 억지 미소가 떠오르는 것도 사실.

 

 

 

 

     당연한 것(유급휴가, 야근수당)을 당연하게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는 비정상이고, 이런 비정상이 일반화되는 사회는 반드시 자체 모순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늘 그렇듯 이런 체제를 설계하고 유지시키는 기득권층들은, 현 상황을 바꿀 의지가 없다. 근본적인 해결은 체제 자체의 모순을 해소해내는 것이지만, 우리 같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이 일은 지나치게 크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현 체제 안에서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그것도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살아내면서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 때문인지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들도 많이 작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네 인생이 저 위에서 보면 다들 그렇게 작은 것을. 일단은 살길을 찾아서, 최대한 나를 보호하고, 할 수 있다면,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금 더 큰 것을 바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일지도.

 

 

     가볍게 한 번 볼만한 책이다. 너무 자조하면서 책장을 넘기진 말자.

 

 

. 회사와 나 사이의 정서적 분리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비단 노사관계만이 아니라 다양한 인간관계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연인 간의 분리, 부모와 자식 간의 분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기형적 관계가 일으키는 다양한 문제들을 보면 이 정서적 분리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성적이 떨어졌다고, 연인과 헤어졌다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 부분에서 실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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