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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0엔 보관가게
오야마 준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 줄거리
。。。。。。。
도쿄 인근의 한 상점가에 자리 잡고 있는 보관가게. 돈을
받고 정해진 기간 동안 물건을 맡아주는 가게다. 요금은
하루에 단돈 100엔. 맡길
수 있는 물건은 무엇이든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이를테면
금고업, 창고업
쯤 되는 것 같은데, 이
가게는 묘한 분위기가 있다.
오래된 일본식 가게를 겸한 가정집의 대청마루에는 늘 꼿꼿한 자세로 앉아 책을 보는 젊은 주인이 앉아 있다. 그런데
주인은 앞을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 하지만
그는 찾아오는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기가 막히게 기억하고, 맡긴
물건을 틀림없이 잘 보관해 준다.
사람들은 온갖 물건을 가져오는데, 그
중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들이 있었다. 이
소설은 그렇게 물건을 통해 주인과 만나는 사람들이 치유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 감상평
。。。。。。。
딱 이런 느낌을 위해서 도서관에서 한참을 고른 책이다. 물론
내용을 알고 고른 건 아니었지만, 이런
결과가 나오면 참 뿌듯하다. 지나치게
감성적이지 않으면서, 좋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따뜻한 이야기. 일본
소설은 이런 게 딱 읽기가 좋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본 저자 이름이 어딘가 낯익다 싶었는데, 전에
읽었던 ‘고양이
변호사’라는
작품의 그 작가였다. 그
작품 역시 비슷한 분위기의 재미있는 소설이었는데.. 딱
한 편 밖에 못 봤던 작가라 알지 못했다. 어쩌다
보니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된 오야마 준코의 작품 두 권 모두를 다 읽게 되었다.
드라마 작가이기도 한 오야마 준코는 차분히 카메라에 담듯 배경과 인물들을 묘사하는데, 그
묘사가 참 따뜻하다. 적당한
수준으로 끊어지는 구성은 마치 드라마 연속극을 보는 듯해서, 중간
중간 쉬어가며 볼 수 있게 해 주기도 한다. 한
편 한 편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큰 구성에 익숙해질 무렵, 작가는
갑자기 10년이
넘는 시간을 빠르게 흘려보내는 비장의 무기를 꺼낸다. 미소년으로
묘사되는 가게 주인이 나이를 먹는 모습은, 조금
안타까우면서도 또 다른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특별한 구성은, 역시
서술의 시각이 사람이 아닌 사물이나 동물이라는 것. 예컨대
첫 번째 에피소드의 화자는 가게 앞에 걸려 있는 포렴이고, 또
다른 이야기는 자전거가 자신의 입장에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반적으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벗어나 약간의 무지와, 새로운
시각으로 평범한 사건을 재해석하는데 핵심적인 요소.
마음을 좀 정돈시키고, 편안하게
읽기에 좋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