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약 。。。。。。。

 

     모든 사람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철학자 앞에,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찬 청년 한 명이 나타났다. 그는 철학자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논박하기 위해 나왔고, 그렇게 두 사람의 대화는 시작된다. 철학자는 프로이트(와 그의 제자인 융)의 정신분석학에 기초한 심리학과는 좀 다른,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기초해 자신의 주장을 변호해나간다.

 

     아들러의 심리학에 따르면, 현재의 모든 것이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되었다는 프로이트적 해석은 사실상 결정론이자 허무주의를 받아들이도록 만든다(46). 하지만 이런 관점은 자유로운 인간이라는 개념을 도저히 설명해 낼 수 없다. 때문에 아들러 심리학은 지금 나의 선택(혹은 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문제는 지금 내가 어떻게 그것을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확정되는 것이며, 반대로 말하면 내 생각만 바뀌면 세상도 바뀌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철학자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세계관의 문제로 해석한다. 심지어 모든 문제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고까지 말한다. 그리고 여기서 제시되는 해결책은 과제의 분리, 인정욕구의 포기, 그리고 공동체에 기여하는 일원으로서의 자각 등이다.

 

 

2. 감상평 。。。。。。。

 

    ‘아들러 심리학이라는 이름으로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어디선가 문득문득 들어봤던 이야기들이었다. 예를 들면 어떤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 때문이라는 설명은 처음 들을 때에도 기발하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었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는 설명은 일견 지나치게 상황을 단순화시키는 면이 있지 않은가 싶기도 하지만, 이론이라는 게 일단은 단순해야 하는 법이니까.(심지어 자연과학에서도 온갖 복잡한 상수들을 알파벳 하나로 표시하고 넘어가지 않던가)

 

     물론 이런 단순함이 이론화의 단순함을 넘어 상황 자체에 대한 단순한 판단이 되어 버리면 그 때는 문제가 된다. 우선은 허점이 많은 현실판단은 설득력을 갖지 못하게 될 것이고, 나아가 현실의 문제를 적절히 풀 수 없는 무능력한 이론, 그저 말을 만들 뿐인 이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저자는 문제의 원인을 철저하게 나 자신으로부터 이끌어내려고 한다. 사이가 나빠진 부부의 예(136)를 들면서, 상대에 대해 미운 마음이 들기 때문에 그가 하는 모든 것이 나쁘게 보인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하지만 상황을 조금만 바꿔서, 일제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이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사죄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는 모습을 과거에 매였다든지, 과제분리에 실패했다던지 하는 식으로 해석해도 좋은 걸까?

 

     여기에 모든 것을 선택의 문제, 나아가 용기의 문제로 치환하려는 태도는, 자칫 도덕적 판단이나 옳고 그름의 구분 자체를 모호하게 할 여지가 있어도 보인다. 실제로 책에는 그런 부분이 등장하기도 한다(139). 과제의 분리라는 영역은 실제 생활로 들어가면 방임과의 경계가 모호해질 것 같기도 하고. 공부는 자녀가 할 일이니 공부하라는 말도 할 필요가 없다는 데(231) 더 이상 말 해 무엇할까.

 

 

     확실히 이 이론은 일종의 안티테제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것 같다. 책 자체에서도 이 부분을 언뜻 언급하고 가긴 하는데(177), 딱 그 말이 맞다. ,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상식적인 세계 이해에 이 이론을 문득문득 덧붙이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긴 하다. 과거에 매이지 말고, 적극적으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라든지, 남과의 비교 대신 이상적인 자신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가라든지 하는 조언들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하지만 온전히 이 이론만을 가지고서 세계관이나 인생관을 확립해 가는 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이 이론은 이 세상에 가득한 실제적 악의 문제를 제대로 설명해내지 못한다는 한계도 분명해 보인다.(아마 이 점이 책을 읽는 내내 뭔가 답답하게 느껴지던 주요인이었을 것이다)

 

     확실히 이상론적인 면이 있다. 이런 종류의 이상론은 모두가 다 선하게(혹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가정이 있을 때에야 진정한 효과가 있을 텐데, 현실엔 이런 사람들이 좋은 효과를 일으키기 전에 도태되거나 제거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나는 괜찮다는 자기암시 이상의 특별하고 더 강한 힘이 필요할 텐데, 이 정도로 충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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