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가까운 미래의 어느 나라. 도시에는 오직 결혼한 사람들만이 살 수 있었다. 111개월 동안 부부로 함께 살다가 근시라는 이유로 혼자가 된 데이비드(콜린 파렐)은 커플 메이팅을 위한 호텔에 가기로 한다. 그런데 이 호텔에는 무시무시한 규칙이 있었으니, 45일 안에 그 안에서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하게 된다는 것. 호텔 밖의 숲에 사는 동물들은 모두 그렇게 짝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한편 숲 속에는 또 다른 사람들도 살고 있었으니, 이른바 외톨이들이었다. 그들은 결혼을 강제하는 억압적인 사회에 반기를 든 사람들로 숲에서 살고 있었다. 호텔에 투숙한 사람들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마취총을 가지고 그런 외톨이들을 사냥하는 시간을 갖는데, 한 명을 사냥할 때마다 숲에서 보낼 수 있는 유예기간이 하루씩 늘어나는 구조.

 

     동물이 되지 않기 위해 억지로 자신을 속여 가며 커플이 되려고 했던 데이비드. 하지만 그런 위장은 얼마 가지 못해 파국을 맞고, 곧 숲으로 도망을 치게 된다. 그곳에서 자신처럼 근시인 한 여인(레이첼 와이즈)을 만나 곧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곳에는 또 다른 무시무시한 규칙이 있었으니.. 오직 독신만을 강요하는 그곳은 또 하나의 지옥이었다.

 

  

 

 

2. 감상평 。。。。。。。  

 

     아.. 여러 가지 의미로 꽤나 충격을 주는 영화다. 영화 전체에 흐르는 불협화음이 강조되는 우울한 배경음악, 그리고 창백해 보이는 화면, 배우들의 무표정한 얼굴들,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모순적이고 과장된 세계관까지.(개인적으론 숲의 녹색이 이렇게까지 우울하게 느껴질 수 있었는지 새삼 놀랐다.)

 

     영화는 확실히 리얼리즘과는 거리가 멀다. 45일 안에 커플이 되지 못하면 동물이 된다던지, 오직 커플들만 살 수 있는 도시, 반대로 솔로들만의 숲, 외톨이 사냥 등등 어느 것 하나 현실 속에서 문자적으로 찾아볼 수도, 발견될 수도 없는 모습들. 하지만 물론 이건 겉모습이 그렇다는 거고, 좀 더 안으로 들어가 보면 감독은 이런 모순과 부조화를 통해 현실의 억압을 드러내고 있다.

 

 

 

 

     영화는 크게 두 가지 세계(도시와 숲)와 그 경계선(호텔)의 구조를 가진다. 그런데 이 모든 영역은 하나같이 억압적이고 폭력적이다. 커플이 아닌 사람들을 추방하는 도시나 솔로가 아닌 사람들을 처벌하는 숲 모두 폭력성에 있어서만큼은 지극히 닮아있다.(마치 남한의 반공정부와 북한의 공산정부가 똑같이 독재적 사회를 만들어낸 것처럼) 어느 한 곳이 선이고 다른 곳은 악이라는 고전적인 구도가 통하지 않는 것이다.

 

     호텔은 이 두 독재사회 사이에 그어져 있는 경계선이자 끊임없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또 다른 폭력의 공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며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지만, 사실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체제에 대해 무조건적 복종을 하도록 사람들을 밀어붙이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일이 제정신으로 될 리가 없다. 때문에 호텔 안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과 행사, 교육은 철저히 투숙객들을 바보로 만드는 일종의 우민화정책의 일환이다. 파티장 안에서 이뤄지는 왜 커플이 되는 것이 중요한가에 대한 강의의 내용을 보라. 여자 혼자 다니면 성폭행의 위험이 있으니 커플이 되어야 하고, 남자 혼자 식사를 하면 음식물에 기도가 막혀 위험해질 수 있으니 커플이 되어야 한다는 식이다. 그런데 이런 유치한 교육이 끝날 때마다 교육 참가자들은 열광적인 박수를 보낸다. (문득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앞날이 환상처럼 보였다)

 

 

 

     하지만 감독은 사랑에 대해 말하려고 하는 것 같다. 억지로 커플을 만들어주지 못해 안달하는 기존 체제도, 그렇다고 지나친 반감으로 혼자 지낼 것을 강요하는 소위 자유로운 문화도,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함께 지내고 싶어하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을 거슬려서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것.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커플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어떤 공통점이 있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증상을 갖고 있다는 것. 함께 노래를 하거나, 같은 악기를 연주하거나, 혹은 심지어 코피가 자주 난다거나 하는 작은 공통점이 커플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처럼 여겨지는 것.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 또한 사회가 심어 놓은 편견이다. 주인공 데이비드가 숲에서 만난 사랑은 그녀가 근시라는 것을 알기 전에 이미 시작되지 않았던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지만, 영화 전반에 걸쳐 흐르는 우울한 분위기가 보는 내내 좀 힘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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