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영조와 그의 아들 사도세자 사이에 있었던 비극적인 사건을 그린 영화.

 

     궁중의 하급 시녀에게서 태어나 왕위에 오른 영조(송강호)는 태생적으로 신분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고, 아들인 사도세자(유아인)에게는 일찍부터 제왕수업을 시킴으로써 자신과는 다른 완벽하게 준비된 왕이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 어린 나이에 글공부가 재미있을 리가 있나.. 밖에 나가 뛰어놀고 그림 그리고 하는 게 더 즐거운 어린 사도.

 

     그렇게 조금씩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한 두 사람은 마침내 영조가 사도세자에게 대리청정을 시키면서부터 파국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는 뒤주가 등장.. 일주일 동안 뒤주에서 버티던 사도는 결국 그렇게 생을 마감하고, 영조는 자신이 죽인 아들에게 손수 사도라는 시호를 내린다.

 

 

 

2. 감상평 。。。。。。。  

 

     블로그 이웃 중 한 분이 이 영화에 대해 아주 혹평을 해 놓은 것을 보았다. 내용인즉, 영조의 인격이 지나치게 단순하게 묘사되었고, 사도세자는 너무 전형적인 광인의 모습으로 그려졌으며, 정치혐오의식을 너무 대놓고 드러내놓았다는 것. 영화가 사도세자의 죽음을 지나치게 가정사적인 문제로만 그리려고 했다는 비판은 그 글만이 아니라 인터넷 상에 떠도는 한줄평에도 종종 보이는 지적이었고.(심지어 1점이나 0점의 평점과 함께)

 

     과연 이 영화가 그렇게 혹평을 받을 정도일까 싶은 생각이 든다. 역사를 전공한 게 아닌 나 같은 보통 사람들이 무려 800만 명이나 봤다는(나름 괜찮다는 의사표시로 보인다) 이 영화는,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력과 감독의 괜찮은 연출이 더해져서 사실 꽤 볼만 하다.

 

 

 

     물론 역사를 소재로 만드는 영화인만큼, 얼마나 사실에 근접했느냐 하는 부분을 두고 말이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흔히 하는 말처럼 다큐멘터리를 만들려는 것도 아니고, 극중 어떤 인물들 심하게 매도하거나 모욕을 주려는 의도도 보이지 않는다. , 이야기 자체가 허황된 가상의 이야기를 넣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남는 건 해석의 문제인데, 그러면 영조와 사도세자 사이의 사건을 개인사나 가정사로 보면 틀리고, 정치사적으로 해석해야만 옳다는 걸까?

 

     후세의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사료라는 것도 기본적으로 작성자의 관점해석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당장 사도세자의 부인이 쓴 한중록에도 사도가 광인으로 묘사되어 있다면, 영화 속에서 그에게 광적인 캐릭터를 부여한 게 그리 욕 먹을 일이었을까. 너무 전형적이라는 말처럼 애매한 비판도 없다. 그럼 얼마나 튀게 그려야 할까. 뭐 사실은 뒤주 속에서 죽지 않고 은밀하게 빼돌려져서 사가에서 마음 놓고 살았다는 정도는 돼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감독이 이 문제를 가정사적 측면에서 비춰보려고(단정지으려고가 아니라!) 했던 시도가 흥미로웠다. 극중 영조는 왕으로서 대역죄인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가장으로서 아들을 죽인다고 애써서 합리화를 시도한다. 훨씬 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그런 명분이 뭐가 중요하냐고 할 수도 있지만, 당시는 그렇지 않았다. 명분 때문에 전쟁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지배계층을 형성하고 있던 나라였다. 어쩌면 이 부분에 관한 역사적 감각 부족이 영조가 몇 번이나 강조했던 저 명분에 대한 반감, 그리고 비판적 시각의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 영조와 사도세자 사이의 문제는 결국 대화의 부족, 소통의 단절이었다. 둘 사이를 그렇게 만든 건, 왕권이 세습되는 왕정국가의 최고통치자라는 자리가 가진 상상을 초월한 부담감 때문이고. 사실 좋은 부모가 되는 일은, 좋은 왕이 되는 일 못지않게 어려운 일이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뭐든 너무 잘 하려고 하면 오히려 스텝이 부자연스러워지곤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감독은 시종일관 묵직하게 영화를 이끌어 가는데, 영화 후반 살짝 무리수를 두는 부분이 눈에 띈다. 배우 전원에게 노화분장을 하는 것과 영화 막판 춤추는 정조를 롱 테이크로 끌고 가는 장면. 누가 뭐래도 최강동안인 문근영을 육십 먹은 노인으로 분장시키는 건 어떻게 봐도 어색했고(분장 수준이 떨어진다기 보다는, 우리가 문근영의 현재 얼굴에 너무 익숙해있다는 면에서), 이준익 감독 특유의 춤사위 장면은 좀 늘어지는 느낌이었다.

 

     볼만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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