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학창 시절 열 개가 넘는 자격증을 땄지만, 정작 사회에 나와서는 컴퓨터를 할 줄 모른다는 이유로 작은 공장에 취직할 수밖에 없었던 수남(이정현). 공장에서 남자를 만나 함께 살기 시작하지만, 불행한 사고로 남편은 식물인간이 된다.

 

     남편을 위해 열심히 일해 집을 사기로 하지만, 그녀가 버는 것보다 집값은 더 빨리 올랐고, 결국 대출을 받아 전세를 내주고 쪽방생활을 시작하는 수남. 밀린 병원비를 내기 위해 결국 집을 팔려고 하지만, 그 동네가 재개발 지구로 지정되었다는 소식. 그러나 지구에 포함되지 못한 사람들이 재개발 반대 시위를 시작하면서, 다시 또 문제가 생겨버렸다.

 

     재개발을 찬성 서명을 받으러 다니던 중 반대측 도철(명계남)에게 봉변을 당해버린 수남. 이제 수남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해졌다. 그녀의 작은 행복을 막으려는 사람들을 하나씩 처리하는 것이었다.

 

 

 

 

2. 감상평 。。。。。。。  

 

    2억 원으로 만들었다는 한 시간 반짜리 독립영화다.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잔혹성이 가미된 블랙 코미디. 일단 장르에서 내가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코미디와 잔혹함이 서로 결합(혹은 조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이상해야 하는데, 영화는 피가 철철 흐르는데도 전혀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끌고 간다. (시체 팔이를 즐거운 게임인 양 묘사하던 버크 앤 헤어가 떠오른다.) 물론 이런 코드는 영화만큼 말이 안 되는 현실의 상황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겠는데..

 

 

     영화 포스터에 적힌 두 마디, ‘단지 행복해지고 싶었어요열심히 살아도 행복해질 수 없는 세상은 이 영화의 주제의식을 잘 보여준다. 새벽에는 신문 배달, 저녁에는 식당 주방일, 낮 시간에는 건물 청소까지 하면서 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돈을 벌어도, 병원비를 빼고 나면 서울에 집 한 칸 마련하기 어려운 지옥 같은 세상. 누구는 30대에 정치인 아버지 만나 대학 정교수도 금세 되는데, 또 한 편에는 온갖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행복이라는 단어 자체를 잃어버리고 있는 현실..

 

     그런데 문제는 또 현실이 그렇게 점점 팍팍해 질수록, 없는 사람들끼리 더 많이 싸우게 된다는 것. 영화 속에서 재개발 문제를 놓고 싸우는 건, 저기 위에 계신 분들과 주민이 아니라 모두 그 근처에 사는 사람들끼리다. (어차피 비싼 양복 입고 사는 분들은 그 동네 오지도 않는다.)

 

 

 

     자, 현실이 이 정도라는 거 굳이 영화가 아니라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감독은 그냥 주인공의 잔혹성을 내세울 뿐이다. 사실 재개발은 그저 몇 푼의 돈을 만지게 해 줄 뿐, 그녀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무엇은 아니다. 그러나 수남은 그저 재개발을 위해 반대자들을 제거하는데 열심일 뿐이다.

 

     더더욱 문제는 그녀가 어떤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도 않는다는 점. 물론 그녀의 삶을 그렇게까지 만들어버린 사회가 문제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나가면 좀 억지스럽다. 사실 삶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처음부터 그닥 진지했던 것도 아니지 않은가.

 

     물론 영화가 그 안에서 다루는 사회문제에 대한 가장 현명한 답을 늘 제시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감독은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하긴 했다.(방법이 없으니 그냥 바다로 떠나라) 문제는 그게 썩 설득력도, 공감이 되는 면도 갖지 못했다는 것 뿐.

 

 

 

 

    영화는 우리 사회가 점점 이상적인 디스토피아가 되어 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는 하다. 이미 사방에 수남 비슷한 사람들이 실제로 난동을 부리는 모습이 심심찮게 뉴스에 등장하고 있으니.. 뒷맛이 씁쓸한 영화. 확실히 내 스타일은 아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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