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프로기사의 꿈을 버리고 동네 기원에서 내기바둑이나 하며 재능을 낭비하고 있는 민수(조동인). 외모는 아직 앳돼 보이지만, 실력은 웬만한 프로기사보다 낫다던 그를 한 조폭 두목(김뢰하)이 바둑 선생으로 모신다. 그렇게 프로가 되지 못한 아마추어 바둑기사와, 스스로를 인생의 첫 발을 잘못 떼 언제까지나 아마추어라고 생각하는 조폭 두목이 만나면서, 바둑에 빗댄 인생수업이 시작된다.

 

     스스로 설정해 놓은 틀을 깨지 못하고 전전하는 민수를 만나면서 자신의 인생까지 돌아보게 된 두목은, 민수에게 프로입단대회에 출전할 것을 권하고 자신도 일을 그만두려고 준비하지만, 세상 일이 그렇게 편안하게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두목에게 한 수 접고 있던 경쟁 조직이 두목을 제거하기로 한 것.

 

 

 

 

2. 감상평 。。。。。。。  

 

     바둑이라는 소재가 최근에 눈에 띈다. 정우성 주연의 신의 한 수라는 영화가 있었고, 웹툰으로 시작 돼 최근 드라마화도 되었던 미생도 회사를 배경으로 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바둑과의 유비를 통해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던 작품이었다. 검은 돌과 흰 돌, 그리고 줄과 점으로 이루어진 바둑판이라는 간단한 구성이지만 무궁무진한 수를 통해 인생에 자주 비견되는 바둑이라는 게임은 확실히 이야깃거리가 많은가보다.

 

     다만 감독은 이 인생 이야기를 굳이 철지난 조폭 이야기와 함께 비벼내려고 한다. 그리고 당연히 이 와중에서 조폭 이야기는 일견 낭만적인 면도 있는 의리의 세계인 것처럼 묘사되고 있고. 물론 인간관계라는 것이 그런 면이 있긴 하지만, 아무 관련도 없는 민수와의 바둑을 통해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조폭 두목이라는 설정은 좀 무리해 보이는 게 사실. 개인적으로 이제 조폭이라는 소재는 유통기한이 한참 지나서 그 재료를 넣는 음식마저 상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 (말로만 형님, 동생이지 돈 앞에서는 위아래도 없더라)

 

 

 

 

     영화 전체에 걸쳐 딱히 여배우가 등장하지도 않는 남성영화다. 이야기는 딱히 다른 데로 퍼지는 것 없이 집중력 있게 한 길로 진행되고, 배우들은 그 한 가지 목적지를 향해서 뚜벅뚜벅 걷는다. 특별히 전환이 될 만한 부분이 없다는 건 좀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저예산 영화라는 점을 생각하면 뭐..

 

     솔직히 말하면 아주 재미있는 영화라거나, 뭔가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라거나 그렇게 말하긴 어렵다.

 

 

영화 정보를 찾던 중 안타까운 내용을 보게 됐다. 오랫동안 충무로에서 일해 왔던 감독은, 생활고 때문에 영화판을 떠나 여러 사업을 전전하던 중 마침내 이 영화로 입봉을 했는데, 아쉽게도 영화가 완성된 지 얼마 후 사망한 것 같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 하나 더. 영화의 주인공 격인 민수 역의 조동인은 이 영화의 감독 조세래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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