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전쟁이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은 50년대의
어느 여름.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서울로 향하던 우룡(류승룡)은
우연히 산 속의 한 마을에 도착한다. 그를
보자마자 흠짓 놀라는 마을 사람들. 촌장(이성민)도
썩 기꺼워하는 기색은 아니었지만 하룻밤만 묵어가게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우룡 부자는 마을에 머물게 된다.
마을에는 사나운 쥐떼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었고, 우룡은
자신의 피리와 비법 가루를 사용해 쥐떼를 몰아낼 수 있다고 장담한다. 이번에도
썩 내키지 않는 표정의 촌장이었지만, 어쩌겠는가
마을 사람들을 위한 일이라는데.. 마침내
쥐떼를 몰아내는 데 성공한 우룡. 그러나
처음부터 수상했던 촌장은 결국 우룡을 궁지로 몰아넣는다.
촌장은 무엇을 감추려고 하는 걸까? 마을에
감춰진 추악한 비밀이 밝혀지면서, 우룡도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한다.

2.
감상평 。。。。。。。
유명한 외국 동화인 ‘피리
부는 사나이’를
모티브로 했다는 것과 전체적인 분위기가 미스터리물이라는 것 정도만을 알고 극장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런
풍자영화였다니!!
영화 속 촌장의 모습은 현실의 누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교활하고,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으며, 일단
원하는 걸 손에 넣으면 그 때부터는 이전의 약속 따위는 기억의 쓰레기통에 던져버린다. 정보를
통제/조작한
채 마을 사람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며, 누군가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당장 사람들을 선동해 몰아내버리는데, 이
때 사용하는 방식이 공교롭게도 빨갱이, 간첩드립이다. 와우.
영화를 보는 내내 실소를 내뱉지 않을 수가 없는, 다크다크한
느낌의 사회풍자물. 감독이
영화 곳곳에 집어넣어 둔 눈에 띄는 개그코드들이 아니라도, 영화는
꽤나 ‘재미있었던’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의도적인 정치 코드가 좀 더 발전하지는 못하고 그저 설정으로만 남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촌장의
계략이야 어느 정도 짐작되었던 내용이지만, 그걸
극복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다지 통쾌하지도, 사실적이거나
풍자적이지도, 그리고
정의롭게 느껴지지도 않다. 사실
뭐 그 이전까지 주인공 우룡이 지나치게 눈치가 없는 캐릭터라는 것도 감정이입을 어렵게 만드는 부분인데, 영화
후반의 축이 되어야 할 우룡의 복수마저 이렇게 끝나버리면.
개인적으로는 엔딩장면이 원작 동화의 마지막처럼 끝났더라면 훨씬 더 여운을 남기지 않았을까 싶다. 확실히
지나친 설명은 생략만 못하다. 적당한
선에서 끊어줄 줄 아는 것이야 말로 좋은 감독의 미덕.
단순히 관객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걸 목표로 한 평범한 공포영화는 아니다. 앞서
개봉했던 '소수의견'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정면으로 고발했다면, 이
작품은 그걸 촌장의 모습으로 의인화시켜 새롭게 보게 만듦으로써 문제의식을 갖도록 만든다. 사회풍자
미스터리라는 흥미로운 장르를 보는 맛이 쏠쏠하다. 물론
우리가 아무리 이렇게 비웃어도 그 대상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게 분명하다는 사실이 씁쓸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