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계급의 경제학 - 무자식자 전성시대의 새로운 균형을 위하여 청년지성 총서 1
우석훈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     

 

     경제학을 전공한 저자는 우선 통계 자료를 제시하면서 결혼을 한 커플들이 첫 아이를 낳는 비율이 이전보다 심각하게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저출산 문제의 원인은 아이를 낳지 않는데있는 것이 아니라 결혼을 하지 않는 데에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현재의 솔로현상의 원인을 경제적인 부분에서 찾는데, 남녀의 성적 비대칭성, 엄청난 액수의 교육비, 결혼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경제적 부담 등이 그 이유로 제시된다. 여기에는 가면 갈수록 힘겨워지는 (그리고 계속 힘겨울 것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의 고민이 반영되어 있다.

 

     이어서 저자는 이런 경향이 앞으로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부 대책은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모처럼 돈을 쓰는 곳도 사람보다 시멘트, 즉 토건사업에 집중되고 있다. 물론 저자는 경제라는 것이 대단히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 일종의 복잡계이므로 솔로들이 늘어나는 현상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긴 하지만, 이 현상이 다양한 충격들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는 데는 주저함이 없다.

 

     책의 세 번째 부분은 이런 충격들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제안들을 담고 있다. 출산과 보육 과정에 있어서의 국가적 지원의 확대, 그리고 일종의 지원금을 통해 청년고용을 확대하는 일, 최저임금을 현실화 또는 생활임금의 도입,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고, 교육개혁을 추진하는 일 등이 여기에서 제안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대안들을 제시하면서도 그것들이 제대로 정책적인 지원을 받아 현실을 바꾸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하는 것 같다. 마지막 네 번째 장은 현과 같은 청년 솔로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산업들이 어떤 식으로 전환될 것인가를 다루면서, 마지막으로 현재의 청년들에게 좀 더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재정운용을 하라고 권면한다.

 

 

2. 감상평 。。。。。。。  

 

     원래는 그냥 도서관에 책만 반납하려고 갔었는데, 이 매력적인 제목을 보고서는 도저히 손에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 이제 솔로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거야?!

 

 

     물론 우석훈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그리 간단한 처세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한국 사회의 솔로 현상이 일시적이거나 단순한 원인에 기인한 것이 아니며, 이런 현상이 앞으로 당분간은 좀 더 지속되고 강화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개인적으로 책 마지막에 담아 놓은 조언, 즉 위기의 시대에는 공격보다는 방어적인 재정운용이 필요하다는 그 몇 문장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오늘을 살아가는 솔로 청년들에게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닌가 싶었다. 뭐 우리나라가 청년들이 살기 어려운 나라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정부의 정책담당자들이 한결 같이 토건을 중심으로 한 부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비판은 이제까지도 많이 있어 왔으니까. (그 대표적인 증거가 22조 삽질이고)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가 주제다보니 책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무겁다. 그리고 이 안에서 저자가 실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조언이 고작 이것 적은 돈이라고 해서 쉽게 쓰지 말고 차곡차곡 모아놓는 것이, 버는 한도 안에서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라는 밖에 없었으니,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고통고민이 무엇이었는지 알 것도 같다.

 

     여러 책들을 내면서 저자의 분석능력은 좀 더 날카로워지고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럴수록 저자가 사랑하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이 그리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는 건 축복일까 저주일까. 그 가운데서도 어떻게든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그저 희망을 잃지 말아라, 조금만 견디면 된다 는 식의 감상적인 접근이 아니다 해보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그 중 하나가 아직 솔로인 남성들에게 아이와 함께 빵을 구울 수 있는 남자가 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부분인데, .. 눈물 날 뻔했다.

 

 

     꽤 오랫동안 생각하며 쓴 책인데도 편집 상의 문제점이 몇 가지 보인다. 앞에서 이미 나왔던 내용을 처음 서술하는 것처럼 재진술 하는 부분 명절을 맞이해 귀향길에 오르는 패턴이 유신시대의 잔재라는 것 등 은 어떻게 넘어갈 수 있다고 해도(초반부와 극후반부라는 거리감이 있긴 하니까), 한 페이지 안에 생활임금을 두 번 새롭게 소개하는 191페이지는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읽어볼 만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