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십대에 결혼을 해 이제 거의 아흔 살이 가까운 강계열 할머니와 조병만 할아버지. 커플룩은 어디에서 보셨는지 거의 늘 같은 색깔의 상하의를 입고, 그 나이대의 여느 부부들과는 달리 늘 손을 꼭잡고 다니시는 두 부부는 아직도 연인처럼 서로를 아낀다. 하지만 이제 곧 백세가 가까운 할아버지는 점점 기침이 잦아지시고, 할머니는 할아버지와의 이별의 순간이 다가왔음을 직감하게 된다.

 

 

 

2. 감상평 。。。。。。。  

 

    4백만 명이 넘는 관객이 이 영화를 봤단다. 뭔가 대단한 게 있으니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니, 도무지 극장에 가보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큰 기대를 만족시키기에는 좀 부족했다. 영화의 내용이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나쁜 건 아니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 정도의 영상과 스토리는 잘 만들어진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영화의 흥행원인은 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우선 상당수는 나처럼 다른 사람들이 많이 봤다니까 한 번쯤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극장을 찾은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영화가 전달하고 있는 메시지가 폭넓은 공감을 주는 면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가능할 텐데, 이 쪽을 따른다면 역시 최근 자주 등장하는 부모님과 관련이 있다.

 

     최근 이 영화와 마찬가지로 흥행을 지속하고 있는 국제시장이 젊은 날을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노년세대의 전성기를 회상함으로써 그들에 대한 고마움을 일깨우며 공감을 형성하고 있다면, 이 영화는 그들의 오늘을, 조금은 초라하고 기력이 부족한 그들의 현재를 보여주면서 부모 세대에 대한 죄송함, 미안함이라는 감정을 자극한다. 어떤 사람들은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올리며 울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늘 잘 하려고는 하지만 그게 쉽지 않은 부모님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영화는 자신의 이야기가 되는 것.

 

     다만 이런 정서는 40대 이상이 가장 강하게 느낄 것이고, 그보다 나이가 적은 세대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정서적 공감대가 약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보면 이 영화의 흥행은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것 같기도 하다.

 

 

 

 

     영화의 내용과는 좀 다른 이야기지만, 영화를 보려고 갔던 극장이 좀 부산스러웠다. 아침부터 많은 노인 분들이 와서 영화를 보셨는데, 거의 1분에 한 마디 꼴로 추임새를 넣고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시니, 집에서 텔레비전을 볼 때나 하는 습관을 극장에서 하고 계시니 좀처럼 영화 자체에 집중이 안 됐다. 게다가 나보다는 영화 속 그들과 더 가까운 나이 대였을 그분들이 오히려 영화의 내용에 큰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으니 - 예를 들어 영화 종반부의 할머니의 울음 장면에선 도리어 웃기까지 하시니.. - 이건 참 난감하달까..

 

     문득 노인들과 함께 노인 영화를 보는 게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그것 또한 좀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영화 속, 그러니까 나를 귀찮게 하지 않고 적당히 거리가 있는 상태의 노인들에게서는 감동도 느끼고 좋다고 응원도 하면서, 진짜 노인들이 가까운 곳에서 일으키는 작은 소음들에는 불평한다면 내가 공감을 느끼는 게 진짜 노인인지, 아니면 잘 만들어진 노인에 대한 이미지인지 하는..

 

 

     꼭 봐야 하는 영화라고 말하기에는 좀 애매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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