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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대 쓰러지지 말아 - 삶의 굴곡에서 인생은 더욱 밝게 빛난다
김재식 지음, 이순화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희귀성 난치병에 걸려 온몸이 마비되어 가는 아내 옆을 지키며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간병을 해온 남편의 일기. 그
시간동안 포기하고 싶었던 때도 수차례 닥쳐왔지만, 아내와
세 명의 자녀들, 그리고
이름을 적지 않은 수많은 선한 이웃들의 사랑과 격려는 그를 버텨내도록, 아니
남은 하루하루에 감사하며 살 수 있도록 만들었다.
2. 감상평
。。。。。。。
불치병 같은 게 아니라도 병원생활은 충분히 힘들다. 돈이
넘쳐 나는, 그 돈을
벌기 위해 저지른 불법으로 구속되리가도 하면 재벌 회장들이 단골로 찾는 그 호텔 같은 특실이 아닌, 대부분의
소시민들이 이용하게 되는 다인실을 생각해 보자. 일단
개인적인 공간이랄 것 자체가 없다는 것만해도 엄청난 스트레스인데다가, 오랫동안
병원생활을 한다는 건 쉽게 낫지 않는 병이나 부상을 당했다는 말이니 치료비도 적잖게 들어간다. 그런데
여기에 그 질병이 원인도, 치료법도
찾을 수 없는 난치병이라면 웬만해서는 버텨내기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만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3년여
동안 그렇게 병원생활을 했다. 조금
나아지면 퇴원을 했다가 다시 응급실로, 집중치료실로, 일반병실로
옮겨가는 생활의 반복이었다. 비용도
문제였고, 온
가족이 거의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니 집안은 몇 개월씩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채로 방치되는 게 당연했다. 이
에세이가 남의 일 같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떻게든 살아가고, 또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게 놀랍다. 삶이란
게 원래 이렇게 질기고 억척스러운 면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이 부부처럼 필요한 도움을 받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사회라는
건 어떤 사람들의 말처럼 탐욕이나 사익의 추구가 아니라 사람들의 선의(善意)를
바탕으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 선의가
무너지면 사회도 무너지는 거고, 그런
사회 속에서라면 우리는 점점 더 살기 어려워질 것이다. 책 속
작가의 감사는 단순히 자기기만이나 포장이 아니라, 그런 이
세상의 선의들을 마주대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리라.
또 힘겨운 상황을 이겨내는 게 부부의 신앙 또한 한 몫을 했음을 느끼게 된다. 마르크스는
종교를 인민의 아편이라고 했지만, 이런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그 정도 진통제마저 허락하지 못하는 체제와 경제라면 그 역시 온전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더구나
이 부부가 가진 신앙은 현실의 의미를 찾도록 도와주고, 삶의
무게를 나눠질 수 있는 이웃을 연결해주었고, 소망을
갖도록 만들었다.
어머니께 책의 이야기를 잠시 해 드렸더니, 그래도
세상에 착한 사람들도 많다신다. 그랬으면
좋겠다. 좀 더
착한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드러나서, 비겁하고, 약사빠르고, 자기
잇속만 채우려는 그런 사람들을 희석시켜버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