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 링
소피아 코폴라 감독, 엠마 왓슨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1. 줄거리 。。。。。。。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 미국 LA의 한 낙제자 전문 학교에 전학을 가게 된 마크는 그곳에서 만난 레베카 등과 함께 유명 연예인들의 빈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기 시작한다. 니키, 샘 등이 끼어들면서 점점 판이 커져가는 도둑질.. 처음부터 누구 하나 생각 따위는 없는 한심한 양아치들이었던 일명 블링 링일당은 자신들이 훔쳐낸 것들을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페이스북에 올리며 자랑하다가 결국 경찰에 체포돼 재판에 넘겨진다.

 

 

 

 

2. 감상평 。。。。。。。   

    ‘로마 위드 러브라는 영화가 있다. 로마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몇 개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한 영화인데, 그 중 한 에피소드가 어느 날 평범한 회사원이 갑자기 인기인이 된다는 설정을 담고 있었다. 출근하는 그의 집 앞에 엄청난 기자들이 몰려들어 갑자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뉴스로 만들어 보도하기 시작하더니, 나중엔 그가 삼각팬티를 입는지 사각팬티를 입는지를 특종으로 만들 지경에까지 이른다. 굉장히 과장된 예이지만, 이게 아주 허구만도 아니라는 게 더 큰 문제다. 바로 오늘날 헐리우드에서(그리고 그 아류인 우니나라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한심한 일들이 그것.

 

     영화 속 블링 링의 일당들은 남의 빈집에 들어가 명품들과 현금을 훔쳐내 흥청망청 써버린 범죄자들이다. 그런데 진짜 놀라운 건 그 다음이다. 그들이 전국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범죄자가 됐든 뭐가 됐든 그저 화려하고 이채로운 것이면 뭐든 흥미꺼리로 삼고 경배를 바치는 현대의 우상숭배를 잘 보여준다.(아마 우리나라의 전사모나 일베 같은 것들도 이런 의식을 집단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삐뚤어진 예일 것이고)

 

 

 

 

     그렇다고 감독이 이런 행태를 비판적으로 묘사하는 것 같지도 않다. 오히려 경쾌한 배경음악까지 깔아주면서 이 도둑질이 뭔가 대단히 신나는 무엇이나 되는 양 그녀내기 급급하고 있다. 별다른 고민도, 의식도 보이지 않는 연출방식은, 영화 속 비키의 어머니가 딸들에게 하고 있는 한심한 홈스쿨링 - ‘시크릿에서 영감을 받은, ‘나는 괜찮고, 모든 일은 잘 될 것이다라는 식의 낙관주의적 세계관 교육 -을 감독이야말로 받고 자란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

 

     이름 있는 감독 아버지(‘대부시리즈를 제작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아버지)를 두고 취미삼아 영화를 만드는 것 같은데, 계속 이런 수준이라면 언제까지 이 취미를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느 부분 하나 인상적인 게 없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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