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와 잭 - 회의자의 사도 C.S.루이스의 생애 C.S. 루이스 연구서
조지 세이어 지음, 홍종락 옮김 / 홍성사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1. 요약 。。。。。。。  

 

     저명한 영문학자이자 기독교 변증가이기도 했던 C. S. 루이스의 제자인 작가가 루이스에 관해 쓴 전기이다. 잘 알려져 있는 (특히 루이스의 자서전 격인 예기치 못한 기쁨에서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는) 어린 시절의 끔찍했던 사립학교 이야기, 가난했던 젊은 시절, 함께 전쟁(1차 세계대전)에 나갔다가 죽은 친구의 어머니인 무어 부인을 평생도록 함께 살며 모셨던 일화, 여러 책들을 출판하며 기독교 변증가, 그리고 영문학자로서의 명성을 얻게 되었던 시기, 그 유명한 조이와의 사랑과 결혼, 이별이 가져온 변화들(이 부분은 그의 책 헤아려 본 슬픔에서 잘 묘사되고 있다) 등의 큰 축을 중심으로 차분하게 서술되고 있다.

 

 

2 감상평 。。。。。。。  

 

    한 사람의 전기를 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우선은 그 사람에 관한 자료가 충분히 남아 있어야 하고, 단순히 자료로만 알 수 없는 그 인물의 삶을 그려내기 위해서는 실제 그와 만나고 대화하고 살았던 사람들을 인터뷰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잘 조합해서 합리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좋은 작가도 꼭 필요하다.때문에 전기는 보통 사후에 쓰이지만,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는 좋은 전기를 쓸 수가 없다. 직접 전기의 대상이 되는 인물을 알고 지냈던 이가 아니라면, 후대의 사람들은 그저 그를 연구할 수는 있을지 모르나 그의 진짜 모습은 알 도리가 없어져 버린다. 요새 자주 볼 수 있는 특정한 관점으로 한 인물의 삶을 해석해 쓰는 전기들은 이런 면에서 큰 약점이 있다. 어떤 사람이 남긴 책이나 어록은 그가 가진 성격과 생각의 일부만을 보여줄 뿐인데, 그게 그 사람의 전부인 양 해석해 버리니 하나 같이 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그려지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 책은 강점을 지닌다. 작가는 루이스와 실제로 동시대를 살며 오랫동안 교제해 왔던 인물이다. 처음에는 교수와 학생으로, 후에는 친구로. 물론 책은 단순히 작가의 경험에만 의존해 쓰인 것이 아니다. 작가는 루이스 가문의 가족문서를 비롯한 다양한 자료들과 실제로 루이스를 알고 지냈던 여러 사람들의 생각(여기에는 루이스의 친형인 워렌도 있었다)들을 종합적으로 이 책에 녹여낸다.

 

 

    전반적으로 따뜻한 시선이 책 전반에 흐른다. 작가 자신이 루이스에게 매료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걸 온정주의라는 식으로 낮춰 보는 시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어떤 인물의 전기를 쓰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이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 한다고 본다.(평전과는 다른 점이다) 사실 그 반대쪽의 소위 객관적인 시각을 내세운 책들을 보면 객관성을 가장하기 위한 억지 공격, 근거 없는 중상들을 기계적으로 실고 있는 경우도 많을 뿐만 아니라, 저마다의 패러다임에 의거해 인물을 해석하기는 마찬가지다. 객관성이니 중립성이니 하는 가치도 물론 때때로 필요하긴 하지만, 누가 자신을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관찰자라고 선언할 수 있을까.(, 물론 최근에 편향된역사교과서를 중립적으로돌리겠다고 설쳐대던 사람들이 있긴 했다.)

 

    그리고 애정 어린 접근을 하고 있다고 해서 두서없이 루이스를 미화하기만 하는 것도 물론 아니다. 본문에 직접 언급되지는 않아도, 책 속에 그려진 루이스의 모습을 보면서 그가 가진 여러 약점들 - 예컨대 그의 고집(물론 이건 긍정적으로도 작용할 수 있지만)이라든지, 말년에 건강악화로 입원 중에도 의사의 지시까지도 거부할 정도로 사랑했던 담배, 그리고 사람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 종종 볼 수 있는 우유부단함(그는 한 번 가까운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책임감을 느꼈던 것 같다) -을 읽을 수도 있었다.

 

 

    책의 내용으로 보자면, 지금의 세대들처럼 불안하고 약간은 충동적이었던 젊은 시기를 지나 본격적으로 그의 저술활동이 시작된 이후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나 역시 루이스에 관해 그 개인의 인생보다는 그의 책들을 먼저 접할 수밖에 없는 다음세대에 속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각각의 책들이 어떤 순서로, 어떤 시기에, 어떤 일들과 함께 쓰였던 것인지를 보는 것도 루이스의 팬으로서 쏠쏠한 재미를 준다.

 

    루이스의 팬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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