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이제 열 살이 된 와즈다는 옆집에 사는 친구 압둘라가 타고 다니는 자전거가 부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동네 문구점에 새로 들어온 녹색 자전거를 보고 한 눈에 반해버린 와즈다는 자신도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말했지만, 엄마도 학교 선생님도 ‘정숙한 여자는 자전거를 타지 않는다’며 그녀를 나무라기만 한다.

 

     하지만 끝까지 자전거를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은 와즈다는, 마침 학교에서 하는 코란 암송대회의 1등 상금으로 자전거를 타겠다고 결심한다. 처음에는 직접 코란을 보면서도 잘 읽기 못했던 와즈다였기에, 과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싶지만, 이 엉뚱하고 조금은 당돌하기까지 한 꼬마 소녀의 도전을 저절로 응원하게 된다.

 

 

 

 

2. 감상평 。。。。。。。   

 

     감독부터 주연배우들 모두가 여성인 말 그대로 여성영화라고 할 만하다. 특히나 이 영화의 감독인 하이파 알-만수르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여성감독이라고 하니 나름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표면적으로 한 소녀의 작은 꿈을 성취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종교법이 강력하게 작동하는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다양한 어려움으로 점철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와즈다가 다니고 있는 여자 학교는 그 자체가 엄격한 이슬람식 교육을 하고 있고, 학교의 어떤 선배들은 그저 남학생과 연애를 했다는 이유로 공개적인 책망과 모욕을 받아야 했다. 한편 와즈다의 엄마는 아들을 낳을 수 없다는 이유로 남편(그러니까 와즈다의 아빠)이 또 다른 부인을 두는 것을 그져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와즈다는 다른 남자 사촌들과는 달리 자신의 이름이 기록되지 않은 가계도에 직접 적인 메모지를 붙여야 했다.

 

     아주 엄격한 이슬람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에서 가장 무서운 건 억압의 체득이다. 직접 배우는 것도 그렇지만, 그보다 더 강한 건 삶으로 몸에 익어버리는 억압이다. 와즈다가 다니는 학교의 젊은 여 교장과 교사들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그들 자신이 여자이면서도 여자라는 성(性)에 대한 억압을 일선에서 끊임없이 재생산해내고 있다. 마치 권력과 재벌들을 비호하는 검찰과 사법부 아래 살아가면서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과도 비슷하달까.

 

     결국 감독은 와즈다에게 자전거를 태워주었을 뿐이지만, 여러 가지 부분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들에게 좀 더 많은 선택과 자유를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강한 도전을 담고 있다. 실제로 이 영화가 상영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전역에서 여성이 자전거를 타는 것이 허용되었다고 한다.(그래서 실제로 얼마나 타고 다니는지는 미지수지만.. 억압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는 법이다)

 

 

 

 

     잔잔한 일상 속에서 목표를 향해 한 발 한 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나가는 와즈다의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고, 대단해 보이기도 하다. 사회 전체를 누르고 있는 엄격한 분위기에 유쾌하게 반항하는 그런 모습이야말로, 실제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힘이 아닌가 싶다. 시작은 자전거였을 뿐이지만, 더 많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들이 자전거를 타게 된다면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까.

 

 

 

덧. CGV 송파(가든파이브 안에 있는 거) 6관은 무슨 미로를 헤메는 것 같았다. 불 났을 때 제대로 대피는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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