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천재 과학자인 윌(조니 뎁)은 컴퓨터에 의식을 갖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생각하고 진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다. 이것이 완성된다면 인류가 이제까지 이뤄온 모든 발전을 능가하는 새로운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위협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과격단체에 의해 총상을 입고, 탄알에 묻어있던 방사능 물질에 중독되어 얼마 가지 못해 죽을 상황에 처하게 된다.

 

     윌의 아내 에블린(레베카 홀)은 윌의 정신을 컴퓨터로 변환해 이식하기로 결심하고, 두 부부의 동료인 맥스의 도움을 받아 이를 진행한다. 마침내 그들의 계획은 성공하고 윌은 컴퓨터 속에서 새로운 삶을 얻는다. 인터넷에 연결된 윌은 급속도로 정보와 지식을 늘려 좀 더 큰 영향력을 가지려 하고 있었고, 이런 움직임을 알게 된 정부와 과격단체의 공격을 받게 된다. 동료였던 맥스와 그들의 스승과도 같았던 조셉까지 이들에게 합류하자 에블린도 점점 흔들리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영화 속에 등장하는 두 가지 핵심적인 기술은 인간의 의식을 전기적 코드로 바꿔 컴퓨터에 이식하는 것과 나노 로봇에 관한 것이다.(대개는 전자 쪽에만 집중하는 듯) 불치병이나 심각한 상처를 치료하는 능력(혹은 기술)은 마술적인 힘이 아니라 나노로봇을 통한 치료이다.(물론 실제로는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것보다 회복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겠지만) 레이 커즈와일이 그의 책(‘특이점이 온다’)에서 그토록 강조하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던 기술이 바로 이 나노 로봇 공학이었다. 영화 속 윌은 자신의 천재적인 창의력에 컴퓨터 수준의 엄청난 연산능력이 더해져 이 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이 제대로 작동만 한다면 개념상으로는 암이나 당뇨병, 그 외 각종 희귀병들을 포함한 현존하는 거의 모든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다. 꿈만 같은 기술이다.

 

     하지만 감독은 이런 기술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간다. 나노로봇에 의해 재생된 사람들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동안은 거의 윌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너무나 작아 눈으로 볼 수조차 없는, 혈관을 타고 이동한다던 이 신기술이 자칫 특정한 사람에게 악용될 수 있는 소지 또한 갖고 있다는 것. 물론 그건 단순한 도구일 뿐이고 사용하는 인간이 문제라는 식의 반론이 자주 등장하긴 하지만, 원자폭탄이 단순한 도구라는 걸 누가 몰랐던가. 하지만 그것이 가져온 결과는 절대로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니 그런 식의 면피는 통하지 않는다.

 

     영화에서 핵심적인 개념은 제목이기도 한 ‘트랜센던스’, 즉 ‘특이점’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점점 빨라져서 어느 순간이 이르면 인간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 점이 나타날 거라는 예측에서 나온 개념이다. 사실 이미 컴퓨터는 인간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연산속도와 저장능력을 가지게 된지 오래되었다. 현재로선 그것에 부족한 유일한 요소는 ‘의식’인 것처럼 보이는데, 만약 컴퓨터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 실행에 옮기는 상황이 온다면 그 땐 정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하기사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존재가 단번에 등장하는 셈이니).

 

 

 

 

     영화 자체의 구성도 꽤나 괜찮았다. 컴퓨터에 완전히 이식된 윌의 정신이 점점 변해 나중엔 세계정복이라도 꿈꾸는 악한이 되고, 이에 그의 아내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를 막을 것이라는 영화 초반의 내 예상은 빗나가버리고 말았다. 영화엔 절대악이 설정되지 않고, ‘다른 생각’과 ‘오해’와 ‘위험성’이 적당하게 어우러져 분위기를 만든다. 다만 이 엄청난 계획을 막기 위해 고작 FBI 요원 한 명과 과학자 한 명, 그리고 작은 구경의 견인포 두 대를 비롯한 약간의 재래식 무기만 등장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상상력에 비해 규모가 좀 아쉬웠달까.

 

     인셉션에서 볼 수 있었던 엄청난 컴퓨터그래픽이나 특수효과는 볼 수 없었지만, 이 주제와 관련된 철학적 고민을 잠시 해 보게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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