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왜란 1
김경진.윤민혁.안병도 지음 / 들녘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독도를 사이에 두고 한국과 일본이 국지전을 벌이게 된다는 전쟁소설.

 

     8월 15일 광복절을 기점으로 일본 내 사회부적응자들이 독도를 점거(라고는 하지만 그럴 능력이 없어 그냥 상륙)하려 시도한다. 당연히 독도경비대에선 밀입국자들을 체포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일본의 해상보안청이 독단적으로 꾸민 계략이었다.

 

    곧 해상보안청 소속 함정들은 자국(독도가?)에서 자국민들이 불법적으로 구금되고 납치(한국 본토로 이송하는 것을 이렇게 말함)되려 하고 있다며 순시선들을 보내 독도를 점거하려 하지만, 한국의 해경의 만만찮은 반격을 받고 결국 후퇴를 하고 만다. 하지만 여론의 압박을 받은 일본 정부는 결국 해상자위대를 파견하게 되고, 마침내 한국 해군과 해전을 벌이게 된다.

 

 

2. 감상평     

 

     오랜만에 읽은 전쟁소설이다. 어렸을 땐 이런 책들 참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읽어야 할 다른 책들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손이 가지 못했다. 동네에 있는 도서관이 좋은 점은 오다가자 여러 책들을 보고 골라 읽을 수 있다는 점. 보통 때라면 서점에 가서도 잘 가지 않을 서가 쪽이지만, 어차피 빌려 볼 수 있는 거니까 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달까.

 

 

     작가들은 일본과의 가상대결에서 우리나라의 해상전력이 그리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일본과 붙으면 무조건, 그것도 단기간 내에 질 거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는 가정이다. (실제로 책 속에서도 한국의 대통령은 시종일관 일본과 싸우면 패할 거라는 두려움 속에서 쪼다 같은 말과 결정만 내리고 있다.) 지난 10년 간 우리나라도 착실히 해경과 해군 모두 전력을 강화해 왔고, 일본은 평화헌법(이라는 멋진 이름으로 불리지만 실은 전범국에 대한 징벌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제한조항들) 아래서 일본의 자위대는 정상적인 군대로서의 지위나 규칙들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책 속에는 재미있는 비교가 몇 개 등장한다. 섬나라인 일본은 물론 해군전력이 강하지만,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수십 만 명에 달하는 육군은 일본을 압도적으로 능가한다. 포항에 배치된 해병대 1사단은 유사시 즉각적으로 대마도를 점거할 수 있지만, 아무리 압도적이라고 하더라도 해상자위대로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물며 잉여 취급을 받는 육상자위대로는..) 여기에 일본의 해상자위대와 해상보안청 사이의 뿌리 깊은 갈등은 우리나라에 꽤나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거라는 것도..

 

 

     소설 속 한심한 인물들이 인상적이다. 도발을 일으킨 일본의 해상보안청 세력은 물론이고, 아는 것 없이 천방지축 사고를 쳐 양국에 인적 물적 피해를 입힌 자칭 극우파 찌질이들도 한심하긴 마찬가지. 하지만 서로 먼저 취재하겠다며 악천우 속에서도 독도에 헬기를 타고 들어오다 헬기장을 무력화시켜 정작 중요한 밀입국자들의 본국송환을 지연시켜 충돌의 빌미를 제공한 기자들도 그 못지 않다. 상황이 그 지경인데 한심하게 ‘언론의 자유’ 드립을 날리는 한심함이란.. 

 

     그러나 역시 극강의 한심함을 보여주는 건, 시종일관 눈치만 보고 우물쭈물하다가 아군 전력에 엄청난 손실을 끼쳤으면서도 마무리가 될 때 즈음에는 이름을 내고 싶어 안달하는 한국 대통령이다. 소설 내내 거의 압도적인 병맛 캐릭터로, 전면전이 벌어지면 가장 먼저 해외로 도망칠 것 같은 인물. (최근에 우리는 실제로도 이런 대통령을 가지고 있었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한없이 피하려고만 해서는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는 메시지. 물론 그게 모형비행기 몇 대 떳다고 방공망이 무너졌느니 하는 오버를 하거나, 미국 재고무기 대량 구입하는 식은 아닐 것이다. 미국이니 일본이니 다니며 손바닥 비비면서 호구짓 하는 건 더더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