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한 200년 쯤 후의 미래, 지구는 외계인들의 공격으로 방사능 범벅이 되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지하로 몸을 숨긴다. 우주에서 한창 싸우고 있는 일본 국적(승무원들이 다 일본말만 하는 걸로 봐서) 우주선들이 있지만, 적들의 대량공세에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하루하루 멸망으로 다가갈 뿐. 어느 날 우주에서 특정한 좌표가 담긴 메시지가 도착했고, 생존자들은 최신형 전함 야마토호를 보내 좌표가 지시하는 행성을 탐사하기로 결정한다. 어차피 죽을 거 마지막으로 도박이라도 해 보자는 심산이었을까.
퇴역한 군인인 주인공 코다이(무려 기무라 타쿠야다!)는 이 작전에 자원하고, 오랜 항해와 고생 끝에 마침내 지구를 구할 방사능 제거기를 손에 넣는다.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돌아온 그들 앞에 나타난 거대한 적함. 이제 갓 복귀해 ‘임시함장’까지 된 코다이는 생존한 승무원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홀로 적함을 향해 자폭공격을 감행한다.
2. 감상평 。。。。。。。
어린 시절 SF물에 한 번쯤 안 빠져본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내 경우엔 다나카 요시키가 쓴 ‘은하영웅전설’이라는 이름처럼 전설적인 작품들에 한참 빠져 초등학교 시절을 다 보냈다. 얼마 되지 않는 용돈이 한 푼 두 푼 모아질 때마다 동네 서점으로 달려가 한 권씩 사 모은 게 몇 년, 마침내 열 권의 본편과 네 권의 외전까지 모두 구입했을 때의 기쁨이란..(한참 후에 내가 그렇게 아끼고 모아 놓은 것이 ‘해적판’이라는 걸 알았을 때의 놀라움이란...ㅋㅋ)
이 영화를 대하는 기본적인 생각도 그런 기대감의 연장선상 위에 있었다. 우주를 활보하는 거대한 전함들의 전쟁을 어떻게 실사 영화로 구현해 냈을까 하는.. 헐리웃 쪽에서는 비슷한 영화들이 제법 제작되었지만, 이건 우리랑 가까운 일본에서 만들어지기도 했으니까. 한 때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영향력 있는) 애니메이션의 나라 일본.

영상 부분만 보면 생각보다 훨씬 잘 만들었다. 우주 전함들의 전투씬에 함재기들의 활약, 그리고 거대한 광선포까지, 큰 무리 없이 원하던 바를 그려내고 있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아직 우리나라에선 이 정도까지 만들기는 무리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역시 문제는 이야기를 만들고 풀어나가는 능력, 즉 연출력 부분이었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진지함만을 보여주고 있고, (뭐 지구의 운명을 책임져야 한다면 누구든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다보니 영화 내내 하는 말과 행동들에서 어떤 경직성마저 느껴진다. 마지막 주인공의 자폭공격 장면에서는, 할복이나 가미가제 같은 일본 특유의 죽음에 대한 과도한 미화마저 그대로 보이는 듯. 이런 심각함이 도를 넘게 되면 오히려 헛웃음이 나오는 법이다.
여기에 전함의 모양도 좀 마음에 안 든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던 배를 그대로 우주 공간에 올려놓은 것 같은 모양인데, 전함 상부에만 몰려 있는 포탑만 해도 그렇다. 결과적으로 하부에서 공격해 오는 적들에 대해서는 전혀 대응이 안 되는 거니까.. 우주 공간이 전후좌우, 상하가 없다는 걸 생각해 볼 때, 대단히 비효율적인 구조다. 함내의 모습은 대단히 제한된 세트에서만 촬영된 느낌이고, 그렇게 큰 함선에 승무원이 생각보다 적다. 마지막엔 열두 명이 대피했던가..
결국 영화란 화려한 CG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야기라는 걸 확인해 주는 작품. 여기에 군국주의 같은 경직된 사고방식을 어떻게든 어필하려고 해서는 좀처럼 답이 나오기 어렵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