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YWCA 활동가로 일하게 된 나영은 베트남에서 온 이주결혼여성이 한국 남편으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막기 위해 뛰어든다. 한편 나영은 같은 단체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혜성과 로맨틱한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그를 자신의 집에 소개시켜주려던 날, 혜성이 나영의 집에서 일하고 있는 가사돌봄이 옥자의 아들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작은 소동이 벌어진다.

 

    결국 단체에서 사임을 하고 혜성과도 헤어지게 된 나영. 하지만 일반 기업에서 겪는 각종 불공정한 처우와 성희롱 등은 좀처럼 견디기 힘들었고, 결국 다시 단체로 돌아가기로 한다. 그리고 가사돌봄이로 30년 동안 근속한 공로로 표창장을 받는 옥자의 앞에서 나영과 헤성은 다시 만난다.

 

 

 

 

2. 감상평  

 

     딱 봐도 YWCA 홍보 영화임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다. 개화기 YMCA와 함께 한국에 들어와 교육, 의료사업, 특히 당시까지 주변부에 머물렀던 여성들의 인권과 사회인식 재고 등에 힘을 썼던 단체인 만큼, 90주년을 맞아 이런 영화를 제작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런 의의와는 별개로 영화의 완성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고 - 기본적으로 시나리오나 연출, 연기까지 전문적인 느낌은 들지 않는다 -, 여기에 영화 곳곳에서 묻어나오는 지나친 미화는 헛웃음까지 나오게 만든다. 물론 극화하면서 약간의 과장은 들어갈 수 있겠지만, 일반 기업은 차별과 무시 등으로 가득한 반면 단체는 보수가 적은 것만 빼면 거의 이상적인 일터 그 자체로 꾸며진다. 여기에 지나치게 과장되고 명시적인 교훈을 담는 것은 일단 대중을 상대로 하는 영화에서는 어지간해서는 피하는 ‘가르치려는 태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실제는 좀 다를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몇 년 전 내 동생이 일하던 YWCA 계열의 어린이집에서는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내는 신규 YWCA 회원을 찾아오라며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의무적으로 몇 명씩 할당을 하는 어이없는 일도 있었다. 대부분은 교사들이 신청서만 받아 제출하고는 자기 돈으로 후원금을 채워 넣는 식이라니(결국 내 동생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할당량을 못 채우면 어떤 눈치와 짜증이 내려올지 뻔하니까) 여성을 위한 단체라면서 그리 좋지 못한 처우에 있는 어린이집 교사들을 이런 식으로 괴롭히는 건 뭔지.

 

 

 

 

     물론 단체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선 자화자찬만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내부에는 불공정한 관례가 없는지 먼저 살피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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