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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정복자 -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ㅣ 사이언스 클래식 23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최재천 감수 / 사이언스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1. 요약 。。。。。。。
자연주의적
세계관에 기초한 생물학을 전공한 저자는 인간 이해에 자신의 도구를 사용하기로 한다. 그 결과 그는 인간이 누구이고, 어디서부터 왔으며 어떻게 될
지와 같은 핵심적인 질문들에 관해 철학과 종교가 답하지 못하는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고 호기 있게
장담한다.
저자는
다윈식의 자연선택에 따른 진화를 통해 인류가 발생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예술이나 도덕, 종교와 같은 문화적 도구들이 발생되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서 저자의 독특성은 자연선택에 있어서 그 중심이 개별 개체가 아니라 그 개체가 속한 하나의 집단이라는 것. 개체들의 활동은 그 집단을
보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따라서 종종 혈연을 넘어선 이타적 행동들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인류의
미래에 관해 저자는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 - 인류가 노력한다면 22세기쯤이면 지구는 인류의 낙원이 될 것이라는 -을 내놓는다.
2. 감상평 。。。。。。。
엄밀하게
말하면 이 책은 인간이 어떻게 ‘지구의 정복자’가 될 수 있었는가를 밝히는 게 아니라, 그 역(逆)의 작업, 과거 있음직한 일들을 소재 삼아
인류의 우수성에 관한 신화를 창작하고 있다. 사용하는 용어들이 조금 학술적이고 전문적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책에서 하고 있는 작업은 저자가
서두에서 비판하던 철학이나 종교에서 해왔던 일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긴
설명들이지만 결국 ‘인간 유일성 문제’에 대한 대답으로 저자가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은 ‘요행’(69), 즉 우연히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연선택의 대상이 혈연이든 집단이든 이 점에 있어서는 공통적인 이해를 가지고 있다. 인류의 출연이 요행이라면, 인류가 생산해내 온갖 종류의
문화적 도구들의 탄생도 요행이라는 말인데, 저자의 분류에 따르면 여기엔 윤리나 도덕도 포함된다. 인류가 준거의 틀로 생각해 온 이런 것들이 단지
인류의 발명품들이라면 우리가 그것을 따라가야 할 이유도 대단히 임의적인 것으로 전락해버리지 않을까?
도덕이나
윤리마저 생물학적인 기원을 따라가려는 저자의 태도는 ‘현재 남아 있는 것이면 뭐든지 뭔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식의 논리와도 곧 맞닿게 될
것 같다. 전쟁도, 차별도, 살인과 강간, 인신매매까지도 진화라는 길 위에서 나름의 유익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그 천박한 진화심리학
말이다.
자연주의
세계관에 기초하고, 과학주의적 용어로 단련된 거대한 현대신화를 담아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