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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라스 폰 트리에, 샬롯 갱스부르 (Charlotte Gainsbourg) 외 / 익스트림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형부의 도움으로 연인과 성대한 결혼식을 열고 있는 저스틴은, 결혼식 내내 이유를 알 수 없는 피로감과 싫증을 느끼게 된다. 결국 결혼식은 파경으로 끝나고, 얼마 후 저스틴은 극심한 우울증 증세를 보이며 언니인 클레어의 집에서 살게 된다.
한편 클레어는 거대한 소행성 ‘멜랑콜리아’가 지구의 궤도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그녀의 남편인 존은 과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행성은 그저 지구 근처를 지나칠 뿐이라며, 도리어 천체망원경까지 사다 놓으면서 안심을 시키려 하지만, 클레어는 시간이 지날수록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한다.
그리고 운명의 날. 잠시 지구로부터 멀어지는가 싶었던 멜랑콜리아는 다시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 사실을 확인하고 극심한 두려움에 시달리는 클레어는 아들과 함께 이제는 모든 이치를 깨달았다는 저스틴이 만든 요술동굴 안으로 들어가 멜랑콜리아를 기다린다.

2. 감상평 。。。。。。。
영화 전체가 무지하게 우울하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교향곡에 맞춰, 한참 몽환적인 영상들이 이어진다. 죽은 새들이 하늘로부터 비처럼 떨어지고, 발이 마치 두부 위를 걷는 것처럼 쑥쑥 빠지는 잔디밭 위를 아이를 안고 걷는 여인과 온갖 덩굴들이 발을 휘감고 있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인들이 지나간다.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에 부딪히는 장면까지 나오고 나면 드디어 본 내용이 시작된다. 환타지 영화가 아닌 이상 이런 장면들은 등장인물의 심리상태를 나타내고 있는데, 하나같이 아주 심한 우울증에서 볼 수 있는 증상들이다. 영화 이름도 멜랑콜리아가 아닌가.

인생에서 가장 기뻐야 할 한 결혼식마저 짜증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가득하고, 예식의 주인공인 저스틴 자신도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게 만드는 것. 또 결혼식 내내 여러 말썽들을 정리하며 중심을 잡아주던 클레어를 불안에 떨다 못해 공포까지 느끼게 만드는 그것은 극심한 불안장애를 동반한 우울증이다.
영화 속에서 이 증세는 멜랑콜리아라는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달려오면서 발생되는 무엇처럼 그려지고 있지만, 두 자매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어떤 긴장감이나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건 단순한 우주의 위협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그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저스틴과 클레어 자매의 시선으로 본 외부의 위협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영화는 우울증 환자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안 그래도 처지는 요즘, 그래서 따라가기가 더 쉽지 않았던 영화였다. 보는 내내 기분이 점점 가라앉는 느낌. 이걸 목적하고 만들었다면,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