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돈을 받고 남을 대신해 교도소에 다녀오는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는 창수(임창정). 어느 날 우연히 만난 미연(손은서)을 통해 그는 이제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조폭 보스의 여자였고, 보스가 교도소에 들어가 있는 동안 조직의 2인자인 도석(안내상)을 만나던 중이었다. 도석은 보스의 출소가 임박하자 미연에게 이별을 통보했던 터.

 

     어느 날 미연에게 줄 선물을 사오는 길에 창수는 그녀가 살해된 것을 발견하고 경찰과 조폭 보스로부터 추격을 당하게 된다. 물론 사건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보스에게 감추려고 했던 도석의 소행이었고. 창수는 미연의 죽음의 진상을 풀려 하지만,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2. 감상평    


     창수라는 인물의 성격이 좀 복잡하다. 언뜻 그냥 동네 양아치처럼 보이지만, 또 미연을 대하는 모습은 숙맥을 보는 듯하다. 심성이 아주 나쁜 건 아닌데,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에 이런 지경이 되었다 뭐 이 정도의 설정인 듯하다. 자신을 배신한 동생마저 살뜰히 챙기는, 겨우 며칠 동안 만났을 뿐인 미연의 복수를 위해 자기 목숨까지 버리는 의리 있는 인물.

 

     주연인 임창정은 이런 창수라는 인물을 맡기에 참 적당해 보인다. 일단 그의 얼굴 자체가 좀 억울해 보이지 않던가. 웃고 있어도 슬픈, 요새 말로 ‘웃픈’ 얼굴. 물론 그 인물에 공감이 되는가는 좀 다른 문제다. 그리고 여기엔 영화 초반 창수와의 짧은 로맨스를 만들어 낸 미연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애매함도 한 몫을 한다. 그녀의 정체는 도대체 뭔가. 뭐가 그녀로 하여금 동네 양아치의 집에서 동거를 시작하게 만들고 마음을 열게 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창수와 미연의 동거는 처음부터 설득력이 충분히 받쳐주지 못했다.

 

 

 

     한 시간 40분이라는 짧지 않은 상영시간이 있었는데도, 감독은 뭔가를 제대로 설명해내지 못한다. 그저 창수라는 캐릭터만을 시종일관 부각시킬 뿐, 사건의 전개는 좀처럼 시원하게 진행하지 못하고 비슷한 자리만을 맴돈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는 ‘왜’라는 질문이 없이 ‘어떻게’만 보이는 게 문제.

 

     사랑과 폭력, 죽음이라는 가볍지 않은 소재를 너무 쉽게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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