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남아메리카 대륙의 서쪽 해안 거의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길쭉한 나라가 바로 칠레다. 1970년대 군대를 동원해 쿠데타를 일으켜 십 수 년 간 고문과 납치, 반대파를 숙청하며 권력을 장악해 온 독재자 피노체트였지만,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또 다른 8년간의 통치를 받아들일 것인가 자유투표를 할 것인가를 두고 찬성(Yes, Si)과 반대(No)를 두고 국민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찬성과 반대 측이 각각 15분씩 선거 전날까지 홍보영상을 텔레비전과 극장을 통해 방송할 수 있도록 했고, 야당 측은 잘 나가는 광고 기획자였던 르네(레네)를 영입한다. 반대 측 광고가 생각보다 큰 반향을 이끌어 내자 피노체트 측은 야당 측 홍보 영상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미행하고 협박 전화를 하는 등 전형적인 공작을 시작한다. 과연 그들의 캠페인은 성공할 것인가?

2. 감상평 。。。。。。。
피노체트 하면 박정희와도 매우 가깝게 지냈던 독재자로 알려져 있다. 자신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경찰봉과 물대포를 사용해 탄압하고, 공식적으로 학살당한 사람들의 숫자도 어마어마하지만, 불법적인 체포와 구금을 통해 그대로 행방불명된 사람들의 숫자고 그 못지않게 많았다. 독재자들은 끼리끼리 통하는가 보다. 누구처럼 영구집권을 꾀했던 피노체트였지만, 결국 국제사회의 공조로(사실 피노체트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건 바로 칠레에 친미정권이 세워지길 원했던 미국의 지원 때문이었다. 하지만 도를 넘는 인권유린의 증거 앞에서 미국도 대놓고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던 것.) 집권연장 여부를 두고 선거까지 실시하게 된다.
이 영화는 ‘반대(No)' 투표를 위한 텔레비전 캠페인을 제작하던 팀을 그리고 있다. 주제가 좀 무겁고 일종의 정치영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실은 대중문화의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광고가 어떻게 제작되고 있는가가 중심이 되고 있는 꽤 흥미로운 영화다. 좀 오래된 느낌의 영상은 세련미는 덜하더라도 나름 80년대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한 몫을 하고 있고, 배우들의 연기력도 크게 흠잡을 만한 데가 없었다.

피노체트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해 국민투표를 실시했고, 그 결과에 따라 자유선거를 통해 자리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슷한 예로는 4.19가 있었고, 6월 항쟁이 있었다. 이승만 정권의 경우 4.19로 스스로 퇴진했고, 정권의 시작 자체는 민주적인 선거를 통한 것이었으니 조금 다르다고 하더라도, 전두환놈 같은 경우는 피노체트와도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권력을 잡았고, 국제사회의 압력과 전국적인 국민의 저항으로 결국 자유선거를 수용했다는 데까지 비슷하다.
문제는 칠레의 경우 선거를 통해 민주화 세력의 승리로 끝났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김영삼의 변절로 3당 합당이 된 후 또 다른 군부세력인 노태우가 대통령이 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차이가 있고..(이건 단지 한 번의 선거뿐만 아니라, 부마항쟁 등으로 전통적인 민주화 세력의 근거지이기도 했던 영남지방을 수구정치세력의 본거지로 만드는 끔찍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선거, 정치, 캠페인에 관한 좋은 영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작되었다면, 아마 영화관에 걸리기 어렵지 않았을까 싶은 작품. 시간이 갈수록 퇴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에도 시사점이 많은 영화.